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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중국 청두 하이테크산업단지 내에 있는 세계적 기업 지멘스의 전자공장. 공장 초입에 자리잡은 자재창고 들어서니 로봇 두뇌 역할을 하는 제어장치(PLC:Program Logic Controler ·장비제어장치) 부품을 담은 상자들이 18m 높이로 쌓여있다.
이들 사이로 꿀벌처럼 분주히 기계 팔들이 오간다.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자동으로 찾아 쉴새없이 컨베이어 벨트로 나르고 있는 것. 공장 창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게차는 아예 찾아볼 수 없다. 제조업 생산성을 극대화한 세계 최고 스마트 공장으로 평가받는 지멘스 청두공장 모습이다.
매일경제가 2013년 가동후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된 청두 지멘스 스마트공장 현장을 찾았다. 이곳 주력 제품은 공장용 로봇 ‘두뇌 역할을 하는 로봇 제어장치(PLC)다. 청두공장 최대 경쟁력은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을 통해 생산성을 최고로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5만5000개 개별 부품 조립해 10초당 1개꼴로 24시간 제품을 생산하지만 불량률은 100만개당 9.5개(0.001%)에 불과하다. 비슷한 제품을 생산하는 일반 공장 불량률이 100만개당 300~400개(0.03~0.04%)인데 비춰보면 생산성이 40배 이상 좋다.
리 용리 지멘스 청두공장 총괄 매니저는 청두공장은 최고 스마트공장으로 꼽히는 독일 암벡공장을 본떠 중국에 만든 형제공장”이라며 2013년 상업 생산을 시작했기 때문에 1989년 설립된 암벡공장에 비해 더 많은 최신 장비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 생산 시설 규모는 축구장 반개 크기(3100m²)로 다른 공장에 비해 결코 크지 않다. 하지만 청두와 독일 암벡공장에서 제작되는 PLC는 전 세계 점유율 40%를 차지할 정도로 생산력이 막강하다.
유르겐 브라운 청두공장 매니저는 BMW, 폭스바겐 등 중국에만 1000개 회사에 납품하고 있다”며 제조 과정을 최적화해 연간 270만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내공 비결은 철저한 디지털화다. 사람 손을 거치면서 새나갈 수 있는 비효율 구멍을 최첨단 기술로 틀어막은 것. 청두공장에서는 칩, 회로기판(PCB) 등 모든 재료에 레이저로 고유 일련번호(ID)를 새겨 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한다. 재료에 이상이 생기면 어디서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리 용리 총괄 매니저가 중앙 패널을 띄우자 ‘V-7071189 ID가 부여된 부품이 몇시에 어떤 라인에서 조립됐고 현재 어떤 공정을 밟고 있는지, 다른 제품들과 연결 상태는 어떤지 등 세부 정보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수집되는 빅데이터만 하루 1300만건에 달한다. 이 데이터를 분석해 생산을 모니터링하고 다음 제품 질이 더 좋아질 수 있도록 최적화 작업에 나선다.
부품 뿐 아니라 생산 장비 ‘몸 상태도 일목요연하게 정리된다. 장비 상태가 IoT로 실시간 전송돼 불량률이 올라간 라인은 곧바로 개선 작업에 들어간다. 이 과정이 무한 반복되며 제품 불량률을 ‘0 수준으로 끌어내리고 있다.
같은 제품이 대량 생산되는 종전 공장과는 달리 한 라인에서 여러가지 다른 종류 제품을 제작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모든 작업 체계가 디지털화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예컨데 자동차용 PLC와 가전제품용 PLC를 만든다고 했을 때 일반 공장에서는 각각 자동차와 가전용 PLC 생산 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스마트 공장에서는 자동차와 가전용 PLC 생산 정보만 입력하면 같은 라인에서도 각기 다른 제품이 제작된다.
그만큼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맞춤형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리용 리 매니저는 청두공장은 제품이 시장이 출시되는 시간이 다른 설비에 비해 50% 정도 더 빠르다”고 말했다.
특히 청두공장은 선진 기술을 흡수해 2025년까지 일본 제조업 수준을 따라잡겠다는 중국 ‘스마트 굴기 야심이 녹아있는 현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중국 당국은 지멘스가 서부 내륙개발 거점인 청두에 스마트공장을 설립하는데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 투자를 이끌어냈다.
중국 산업정책 싱크탱크인 중국기계공업연구원 스용 부소장은 중국 성장을 이끄는 근본 요인이 전통 산업에서 자동화 기계·신소재·항공우주 등 핵심 제조업으로 바뀌고 있다”며 스마트 제조업은 중국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두 =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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