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LG화학, NASA에 `우주복용 배터리` 공급한다
입력 2016-07-17 11:01 
LG화학이 NASA에 공급하는 배터리는 우주인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산소공급장치, 통신장비, 방사능 측정기 등에 전원을 공급한다.

LG화학이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우주복용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배터리 성능과 안전성을 인정받아 한국·일본 경쟁업체들을 제치고 우주 탐사용 장비 시장에 본격 진출한 것이다.
LG화학은 최근 NASA와 우주복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LG화학은 우주복에 적합하도록 개발한 리튬이온배터리를 올해 하반기부터 NASA에 공급한다.
LG화학 관계자는 우주복은 우주 비행사 생명 보존을 위해 산소 공급 장비, 통신장비, 방사능 측정기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며 LG화학 배터리는 이러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전원을 공급한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우주·항공·군사용 장비 제조업체들은 주로 은아연(Silver-Zinc)배터리를 사용했다. LG화학은 자신들이 NASA에 공급하기로 한 리튬이온배터리는 은아연배터리보다 수명은 약 5배 길면서 가격은 더 싸다고 밝혔다.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은아연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충전 용량이 크고 수명이 길어 소형 전자기기에 쓰이던 리튬이온배터리를 대체할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은을 사용해 가격이 비싼 것은 단점이다. 비싼 가격 때문에 은아연배터리 시장이 주춤한 사이 리튬이온배터리 기술이 향상돼 고성능 배터리를 써야 하는 항공·우주용 장비 업체들이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할 방법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
NASA는 은아연배터리를 리튬이온배터리로 교체하기 위해 주요 배터리업체들로부터 샘플을 받아 안전성을 테스트했다.
NASA는 안전에 관해 보수적이고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리튬이온배터리 테스트도 자체 설계한 내부단락유발장치(ISC Device)를 사용해 진행했다. 내부단락유발장치는 배터리 내부단락에 의해 열이 많이 발생할 때 셀 움직임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실험장치다. 내부단락은 배터리 내부에서 양극이 합선되는 것을 말한다.
LG화학은 SRSⓡ(안전성강화분리막) 기술을 활용해 까다로운 NASA의 안전성 테스트를 통과했다. SRSⓡ 기술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분리막 원단을 세라믹으로 코팅해 열적·기계적 강도를 높여 내부단락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이는 리튬이온배터리 안전성을 결정하는 핵심기술이다.
NASA 관계자는 테스트에서 LG화학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 안전성, 긴 수명 등 우수한 성능을 보여 NASA 우주복에 가장 적합한 배터리임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인 이웅범 사장은 향후 NASA와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더 많은 항공·우주용 장비에 LG화학 배터리가 들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우주 탐사용 장비 시장에 진출한 LG화학 배터리는 이미 육상·해상·공중 운송기계에 사용되고 있다.
LG화학은 한국 현대·기아자동차, 미국 GM·포드·크라이슬러, 유럽 르노·볼보·아우디, 중국 상해기차·장성기차·제일기차·체리기차 등 20여개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6월 노르웨이 조선사 아이데스빅(Eidesvik)이 만드는 세계 최초 친환경 하이브리드 선박에 리튬이온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하며 전기선박 시장에도 진출했다. 선박 동력 시장에 진출한 것 역시 국내 배터리업계에서 LG화학이 처음이다.
최근에는 주요 드론 업체들도 LG화학 배터리를 사용한 플래그십 모델을 내놓고 있다. LG화학 배터리의 출력과 안전성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세계 리튬이온배터리 공급량은 올해 90.3GWh 수준에서 2020년 169.3GWh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17% 이상이다. 169.3GWh는 한번 충전으로 320km를 주행할 수 있는 고성능 전기차 280만대에 들어가는 배터리 용량을 합한 것과 같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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