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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김의 야구컨디셔닝] 김현수, ‘가벼운 러닝’과 마음으로 복귀하기를
입력 2016-07-17 06:59 
김현수가 불의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후반기를 벤치에서 시작했다. 몸에 잔뜩 힘이 들어간 전력 질주 후의 부상이라 더욱 안타깝다. 사진=AFPBBNEWS=News1
한창 진가를 입증해내고 있던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28)가 지난 11일(한국시간)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 1회 첫 타석 땅볼타구를 치고 1루로 전력질주를 하던 도중 오른 발목을 삐끗했다. 바로 수비에서 교체돼 팬들을 걱정스럽게 했는데 오른 햄스트링 염좌로 부상이 발표됐고, 후반기를 벤치에서 시작하는 안타까운 모습이다.
한국 야구에서도 햄스트링 부상은 이제 팬들에게 낮선 용어는 아닐 것 같다. 한국 선수들도 꽤 많이 겪는 부상이다. 하지만 익숙하게 들리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한 부상은 아니다. 회복 후에도 재부상 확률이 매우 높은 위험한 부위이기 때문에 선수와 스태프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야구 스타일로 보면 추신수(텍사스)와 다르게 김현수는 발이 빠른 편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야수의 경우 발이 빠른 선수들이 햄스트링 부상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김현수의 햄스트링 부상은 의외라고도 볼 수 있다. 김현수의 부상 순간 장면을 보면 전신에 매우 강한 힘을 주고 달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혹시 메이저리그가 주는 압박감이 과욕을 불러 일으켜 만든 부상은 아닌지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햄스트링 부상의 신체적 원인을 배제하고 멘탈적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고 한다.
최대의 속력으로 달리는 동작에서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오해하기 쉬운 것이 있다. 흔히 몸에 힘이 들어가야 전력을 다했다고 착각하지만, 투구와 타격처럼 러닝 역시 힘을 뺀 상태에서 리듬감을 가지고 달리는 것이 오히려 속도를 증가시키고 부상을 방지하는 방법이다.
육상 100m 달리기에서 우사인 볼트의 뛰는 동작을 자세히 살펴보면 힘을 많이 주는 것 같지 않은 느낌이 있다. 사람의 몸은 본능에 가까워 힘을 주려고 하지 않아도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큰 힘을 발휘하게 만든다. 몸에 100% 힘을 주고 달리는 것과 80%의 힘을 주고 달리는 것을 막상 초시계로 재보면, 80%의 힘을 주고 달렸을 때 기록이 더 좋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부상의 위험도 많이 줄여준다.
김현수처럼 몸에 힘이 과하게 들어간 채 달리고 있는 선수들은 앞으로 힘을 빼고 리듬감을 가지고 달리는 훈련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프로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근육이 산화되고 신경이 피로해지면서 부상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는데 과도한 경쟁 상태에 처한 선수들의 경우,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긍정적인 취미 생활을 갖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추신수의 하지 부상 전이 패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특히 햄스트링 부위는 재부상이 많이 발생하는 곳이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최대속력으로 뛰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없을 때 복귀하는 것이 향후 건강한 선수생활을 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할 것이다. 빠르게 복귀해서 재부상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 경기를 하는 것은 팬들의 입장에서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어차피 빠른 복귀라 해도 1~2주 정도의 기간을 앞당기는 의미일 것인데 남은 선수 생활에 있어 1~2주는 그렇게 중요한 부분은 아닌 것 같다.
건강한 김현수가 그라운드에 돌아왔을 때, 최대 속력으로 출발 할 수 있고 방향 전환 등이 완전한 몸 상태이면서 머리에서 부상의 두려움이 깔끔하게 사라져 있기를 소망해본다. (김병곤 스포사피트니스 대표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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