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황교안 총리 성주 방문, 성난 성주군민에 6시간 갇혀…'아수라장'
입력 2016-07-15 19:05  | 수정 2016-07-15 19:21
황교안 총리 성주 방문/사진=MBN
황교안 총리 성주 방문, 성난 성주군민에 6시간 갇혀…'아수라장'



경북 성주는 하루종일 혼란의 연속이었습니다.

15일 경북 성주군청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주민설명회가 파행으로 치달으며 인구 4만5천 소도시는 벌집을 쑤셔 놓은듯 어수선했습니다.

성난 군민은 황 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를 둘러싸고 6시간 넘게 격렬한 대치전을 벌였습니다.

사드배치에 항의해 등교를 거부하거나 조퇴·결과(缺課) 등을 한 학생도 80여명에 이릅니다.


경찰은 성주군청, 도로 등 마을 곳곳에 14개 중대 경력 1천200명을 투입했습니다.

오전 10시 군청 앞 주차장에는 '사드 결사반대' 등을 적은 붉은색 머리띠를 한 학생과 주민 등이 모였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참가자는 늘었고, 행사를 시작한 오전 11시께 주민 3천여명(경찰 추산)이 군청 주차장, 주변 도로 등을 꽉 메웠습니다.

참가 주민은 '사드 목숨으로 막자', '우리도 국민이다', '얘들아 미안해. 그래도 엄마 아빠가 끝까지 지켜줄께' 등 문구를 적은 피켓을 들었습니다.

주차장 주변 도로 곳곳에는 '성주 무시하는 사드배치 결사반대', 사드배치 최적지란 없다'는 등이 적힌 대형 현수막 수십개가 걸려 있었습니다.

행사에 앞서 도의원 2명과 군의원 5명이 삭발했다. 주민들은 "사드배치 결사반대"를 외쳤습니다.

한 국방부장관 역시 "사드 전파가 주민 건강에 전혀 유해하지 않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민심은 거셌습니다.

주민들은 설명회 도중 수차례 욕설과 고성을 쏟아내며 정부 관계자들 쪽으로 물병 수십 개, 계란, 소금 등을 던졌다. 일부는 정부 관계자에게 뛰어들려다가 경호 인원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악화하자 황 총리 일행은 군청사 안으로 급히 들어갔습니다.

오전 11시 40분께 군청과 붙어있는 군의회 건물 출입문으로 빠져나온 황 총리 일행은 미니버스에 올라탔으나 바로 주민에 둘러싸였습니다.

총리 일행이 탄 미니버스 천장은 주민들이 던진 날계란 분비물로 더럽혀 졌다. 일부 주민은 주차장 출구를 트랙터 2대로 봉쇄했습니다.

좀처럼 사태가 진정하지 않자 오후 4시 15분께 주민 대표 5명은 미니버스 안에서 황 총리 등을 만나 40분간 면담을 했으나 뾰족한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밀고 당기는 대치전이 5시간 넘게 이어지자 황 총리는 오후 5시 38분께 수행원 등을 대동해 미니버스에서 빠져나온 뒤 준비해 놓은 승용차로 옮겨 타고 다른 곳으로 갔습니다.

지난 12일부터 단식을 시작한 김항곤 성주군수는 이날 탈수증세로 병원치료를 받은 뒤 군수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은 "총리와 장관께 사드배치 철회를 요청했는데 받아들이지를 않는다"며 "군민이 상처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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