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대우조선 투자로 2412억 손실

국민연금공단이 지난 3년 3개월간 대우조선해양의 주식과 채권에 투자해 총 2413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연금공단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이 지난 2013년부터 지난 3월까지 대우조선해양에 1조5542억원을 투자해 총 2412억원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손실 규모는 주식 부문에서 크게 발생했다. 국민연금은 주식에 1조1554억원을 투자해 2360억원 손실을 봤고, 채권에는 3988억원을 투자해 현재 52억원원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3년 대우조선 주식에 투자해 지분율을 9.12%까지 늘렸다. 대우조선의 분식회계 이슈가 발생한 2015년 6월 이후부터는 투자 비중을 줄이려 지분을 매각했지만 이 과정에서 주가하락에 따른 손실을 봤다. 추가 손실을 막으려고 직접투자분은 작년 7월 16일, 위탁투자분은 올해 4월 30일 전량 매도했지만 2015년 7월 이미 주가가 하락해 거액의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국민연금은 분식회계로 손해를 입었다며 지난 13일 대우조선과 대우조선의 회계감사를 담당한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등을 상대로 489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국민연금이 분식회계로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의원은 대우조선의 불법 분식회계로 국민연금이 입은 손해는 국민연금 수급자 71만명분의 연금(월평균 연금수급액 33만8680원)에 해당하는 2412억원에 달한다”며 국민연금은 이 중 일부인 489억원만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이 분식회계로 입은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섬에 따라 분식회계에 기초한 허위 공시를 믿고 대우조선에 투자한 다른 기관들도 잇따라 소송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 소액주주들은 이미 지난해 대우조선과 안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김효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