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가의 머리'는 비싸다"…억대연봉 이발사 논란
입력 2016-07-14 13:44 
사진= 연합뉴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자신의 머리 손질을 위해 월급이 9천895 유로(1천260만 원)에 이르는 고임의 전담 이발사를 둔 것이 알려져 구설에 올랐습니다.

이 액수는 올랑드 대통령 월급 1만4천910 유로의 3분의 2 수준이자 프랑스 정부 각료급 액수이며, 유럽의회 의원 월급 8천213 유로(수당 제외)보다 많은 것이라고 외신들이 14일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대통령 등 국가수반을 '국가의 머리(head of state)'라고 표현하는 점을 풍자, "국가 머리들(heads of state)중 이 건 상당히 비싸 보인다"고 말하는 등 외신들의 반응은 비판적인 논조가 주를 이뤘습니다.

무엇보다, 올랑드 대통령이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 때 당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차별화 차원에서 자신은 "보통 사람" 대통령이 되겠다고 유세했었는데, 머리 손질을 위해 국민 세금으로 억대 이발사를 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고급 선글라스 착용과 호화 휴가 등으로 인해 "블링블링(bling-bling·화려하게 반짝거리는)"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올랑드 대통령이 노동개혁을 내세워 노동자에 대한 복지 혜택을 줄이고 해고를 쉽게 하는 노동법 개정을 격심한 반대 시위를 무릅쓰고 추진하고 있는 점도 블룸버그 닷컴은 지적했습니다.

올랑드 대통령은 프랑스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지지율이 떨어지는 바람에 내년 대통령 선거에 다시 도전할 경우 내부 경선을 치른다는 데 합의한 상태입니다. 프랑스에서 현역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할 때 후보 경선을 치르는 것은 처음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올랑드 대통령의 억대 전담 이발사 채용 사실은 13일(현지시간) 한 풍자 매체가 법정 기록을 인용해 보도한 것을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 궁의 대변인이 확인했습니다.

원래 지난 4월 엘리제 궁 내부 얘기를 다룬 한 책에서 올랑드 대통령 전담 이발사의 월급이 8천 유로라고 주장하고 그것을 한 대중매체가 인용해 보도하자, 이 전담 이발사가 이들을 고소하는 바람에 엘리제 궁과 이 이발사 간 계약서가 법정에 증거물로 제출되게 됐습니다.

전임 엘리제 궁 비서실장과 이발사 간 계약서엔 24시간 항상 대기 상태를 유지하며 비밀을 엄수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올랑드 대통령이 전담 이발사 월급 액수를 알고 있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뉴욕타임스는 말했습니다. 지난 2014년 올랑드 대통령과 헤어진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는 13일 트위터에서 "올랑드는 이발사의 월급에 관해 몰랐다. 내가 증언컨대, 그는 액수를 나중에 알고선 화를 냈다"고 올랑드 대통령을 변호했습니다.

엘리제 궁 대변인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여러 판단이 있을 수 있다고 이해한다. 누구나 머리 손질을 하지 않느냐"고 말한 데 대해 포린 폴리시는 "그들의 관점에선, (대통령 머리 손질이라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만큼 별로 무리한 액수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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