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 여객 만큼 환승률도 따라가 주면 좋은데….”
인천국제공항이 마음껏 웃지 못하고 있다. 매달 여객·화물 실적을 개선하며 연초 발생한 수하물 대란 여파를 극복하고 있지만 유독 환승여객만 여전히 맥을 못추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정일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천공항을 이용한 국제선 여객은 2732만명으로 전년(2398만명) 대비 13.9% 증가했다. 국제선 화물도 128만6337t을 처리해 128만304t을 처리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0.5%가 증가했다. 특히 지난달 국제선 여객은 41.9%, 화물은 10.3%가 증가해 상반기 막판 뒷심을 발휘했다.
지난해 메르스 발생에 따른 기저효과와 대학생 방학 시작 등 해외여행 수요 증가, 중국·동남아·미주지역을 중심으로 한 물동량 증가가 그래프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문제는 환승여객, 올해 상반기 358만7168명이 환승해 지난해 374만1626명 보다 4.1%가 감소했다. 지난달에는 마니너스 폭이 7.3%였다.
동남아(4.5% 증가)·미주(1.7% 증가) 노선을 제외한 일본 중국 동북아 유럽 대양주 중동 등 거의 모든 노선에서 환승객이 감소했다. 특히 일본노선에서 8만2000명, 중국노선에서6만7000명이 감소했다.
대내적으로는 환승여객을 견인하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수익성 중심으로 영업정책을 전환하면서 비수익노선의 공급을 축소하고, 직항 여객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가격경쟁력을 내세운 저비용항공사(LCC)가 중·단거리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대형국적사는 수익성이 높은 직항 노선 중심으로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인접 경쟁국의 항공정책 변화, 신흥 허브공항 경쟁력 강화, 환승 수송국 경제상황 악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실제 일본은 도쿄에 있는 하네다국제공항의 국제선 기능을 강화하면서 자국의 환승객 이탈이 감소했고, 중국은 미국과 대양주 등으로 국제선 직항을 확충해 국내·외 환승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지난 2월 제7대 인천공항 사장으로 취임한 정일영 사장이 인천공항 허브화 정책을 실현할 조직을 본부급(허브화추진실)으로 격상하고 힘을 보태주고 있는 상황에서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취임 직후 정 사장은 2020년까지 인천공항의 여객규모를 세계 8위에서 5위(6600만명)로, 환승규모를 11위에서 10위(1000만명)로 성장시키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한 바 있다.
결국 정일영 사장이 환승여객을 끌어올리기 위한 ‘1차 승부수를 띄웠다.
우선 하반기 환승 여객을 높이기 위해 핵심 환승노선을 선정해 환승객을 높인 항공사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다. 미주14·일본 8·중국7·동남아 7개 등 50개 노선을 핵심 환승 노선으로 선정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환승객 1명당 5만원씩을 인센티브로 지급한다. 하반기 인센티브 규모만 31억~46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두번째로는 북미 20·유럽 5개 등 30개 전략노선에 신규 취항, 증편하는 항공사에 대해서는 착륙료·계류장 이용료·게이트 이용료 등 입출항 비용을 3년 동안 100% 면제한다. 예를들어 주7회 왕복하는 B7470-300기종이 신규취항하거나 증편하면 17억 원 가량의 인센티브가 돌아간다. 주3회 왕복할 경우에도 10억 원 안팎의 인센티브가 예상된다. 이를 통해 인천공항은 핵심 환승 노선에서 12만4000명, 전략 노선에서 12만1000명의 환승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함께 인천공항은 정부와 협의해 인천공항 환승기여도가 높은 항공사에 운수권을 우선 배분하고, 환승에 유리한 항공편에 슬롯(항공사가 해당 시간에 운항할 수 있는 권리)을 우선 배정하는 ‘전략슬럿 배정제도‘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하반기 예정된 폴란드항공 등 신규항공사 취항, 인도 델리 등 환승전략 노선 신규 취항도 아시아, 유럽 환승 수요를 유치하는데 활용한다.
‘대형사-LCC간 환승 네트워크도 강화된다. 올해 상반기 인천공항 LCC 여객기 운항편수는 지난해 3546편 보다 49.1% 증가한 5288편. 이들이 실어나른 여객도 87만538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이는 인천공항 전체 여객의 18.9%로 지난해 14.5% 보다 4.4%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안정준 인천공항 홍보실장은 LCC가 도약하면서 ‘LCC-FSC(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대형 항공사)간 효과적 역할 분담이 허브공항 도약의 핵심 성공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FSC-LCC, ‘LCC-LCC 환승을 높이기 위한 노선 공급확대, 네트워크·인프라 확충에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슬롯 활용율이 60%에 못미치는 심야시간대(밤 10~오전 7시) 활용율을 높이기 위해 인천공항 연결 심야버스 편수를 확대하고 배차 시간을 40분에서 20분으로 단축했다. 중국과 일본의 환승수요를 늘리기 위한 환승상품 개발, 무료 환승 투어, 고품질 의료서비스 등도 강화된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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