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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신2’①] 종영 앞둔 ‘음악의신’ B급 모큐멘터리의 정석이 되다
입력 2016-07-07 14:41 
[MBN스타 금빛나 기자] 이상민과 탁재훈을 중심으로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Mnet 모큐멘터리 ‘음악의신2는 무척이나 독특한 프로그램이다. 거짓이 나올 자리 묵직한 감동을 전하는가 하면, 감동의 순간 한없이 가벼운 거짓이 반전을 주며 시청자들의 뒷통수를 가격한다. 거친 언행은 물론이고 19세 이상만이 이해할 수 있는 유머들이 곳곳에 포진돼 있는 만큼 자칫 비호감의 길로 빠지기 쉬우나, 그 미묘한 경계선을 비켜간다.

‘음악의신2을 더 재밌게 시청하기 위해서는 모큐멘터리(Mockumentary)라고 불리는 다소 생소한 이름부터 제대로 알아둘 필요가 있다. 페이크다큐로도 불리는 모큐멘터리는 ‘흉내내다, 놀리다는 의미의 모크(mock)와 다큐멘터리(documentary)를 합성한 단어로, 작가의 상상력에서 탄생한 허구의 인물이나 상황을 실제처럼 보이도록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한 장르이다. 2007년 방송된 tvN ‘독교영재의 스캔들을 통해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된 모큐멘터리는 이후 2012년 ‘음악의신을 통해 제 기량을 발휘하게 된다.

모큐멘터리라는 정의가 제대로 세워지지 않았을 시가 제작된 ‘독교영재의 스캔들의 경우 몰래카메라 형태로 불륜 현장을 훔쳐본다는 자극적인 설정과, 현실과 가상이 구분되지 않은 설정으로 인해 자극만을 위한 ‘낚시방송이라는 빈축을 샀었다. 모큐멘터리가 관심을 끌지 못하던 시기 ‘음악의신은 이상민을 주인공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게 된다. ‘음악의신의 제작은 모험과도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상민이 지금은 잘 나가는 방송인 중 한명일지 몰라도 당시는 각종 사회적 파문으로 인해 지상파 출입이 제한됐을 뿐 아니라 대중적인 이미지 또한 비호감의 절정을 달렸기 때문이다.


‘음악의신은 앞선 모큐멘터리와 달리 누가 봐도 ‘병맛 설정을 곳곳에 배치하면서 가상과 현실이 만났을 때 오는 모순은 역설적인 재미를 꾀했다. 가진 것은 쥐뿔도 없으면서 왕년의 영광에 기대 각종 허세를 부리는 이상민의 캐릭터가 묘한 연민을 불어 일으키는 동시에 웃음을 전해준 것이다.

‘음악의신 시즌1이 최근 범람하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과거를 꿈꾸며 재기를 위해서 LSM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면서 아웅다웅 하는 이상민의 모습을 담았다면 시즌2는 여기에 불법도박파문 이후 자숙의 시간을 보냈던 탁재훈이 가세했다. LSM엔터테인먼트도 이상민과 탁재훈의 이름을 딴 LTE엔터테인먼트로 바뀌었으며, 전작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지탄했다면 시즌2는 한국 음악예능의 종말을 선포하며 대중의 품으로 돌아왔다.

탁재훈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인 시선을 의식해 웹 예능으로 시작, 정규편성으로까지 이어온 ‘음악의신2는 엄밀히 말해 시청률은 높다고 볼 수는 없지만, 충성도 높은 마니아층을 형성한 예능프로그램이다. 모큐멘터리의 장점을 살려 한 만큼 진실인가 싶으면 거짓이라고 말을 하고, 또 거짓인가 싶으면 숨겨진 진실을 쏟아놓는 ‘음악의신2는 거칠고 지질한 모습을 필터링 없이 보여주면서 병맛과 감동을 동시에 전해주며 시즌1보다 더욱 강력해진 재미를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악마의 재능으로 불리는 탁재훈의 입담과 애드리브가 더해지면서 ‘음악의신2는 더욱 과감해졌다.


‘음악의신2 내 모큐멘터리의 성격이 가장 빛을 발한 부분은 바로 LTE엔터테인먼트가 키우는 걸그룹 C.I.V.A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심의로 인해 절대 붙여서 읽을 수 없게 된 C.I.V.A는 그룹 그 자체는 ‘병맛이지만, 이 안에서 걸그룹이 되기 위해 땀을 흘리는 연습생들의 땀과 눈물은 진짜였다. Mnet ‘프로듀스101의 연습생으로 사랑을 받았던 윤채경과 김소희, 그리고 ‘음악의신에서 18년차 연습생으로 맹활약한 이수민의 조합은 매력적이었고, 이들의 트레이닝 과정은 곧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음악의신2 레전드로 불리는 ‘춤신춤왕 정진운의 탄생도 C.I.V.A의 트레이닝 과정에서 만들어졌으며, ‘뻔뻔한 이수민 캐릭터 역시 이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이른바 ‘B급 감성 모큐멘터리의 정석으로 자리 잡고 있는 ‘음악의신2는 이제 마지막 회를 남겨두고 있다. 과연 ‘음악의신2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시즌3로 돌아올 수 있을까. 7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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