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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아빠이자 선배이며 연출자인 조재현의 이야기
입력 2016-07-07 08:54 
사진=MBN스타 DB
천재적 지략과 당대 최고의 뻔뻔함, 두둑한 배포에 수려한 외모까지 갖춘 희대의 천재사기꾼 김선달(유승호 분). 신출귀몰! 나타났다 하면 전설을 만들어 내는 김선달은 늘 인생 최고의 판을 기다린다. 그는 위장 전문 보원(고창석 분), 복채 강탈 전문 윤보살(라미란 분), 사기 꿈나무 견이(시우민 분)와 함께 온갖 기상천외한 사기 행각을 벌이며 조선 최고의 사기패로 조선 팔도에서 명성을 떨친다. 담파고(담배) 탈취라는 새로운 판을 준비하던 그들은 그 배후에 당대 최고의 권력과 성대련(조재현 분)이 있음을 알게 되고, 그를 속이기 위해 인생 최대의 판을 꾸미게 되는데…/‘봉이 김선달


[MBN스타 최윤나 기자] KBS 드라마 ‘마스터-국수의 신에서 강렬한 악연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 조재현이 브라운관을 넘어 스크린에서까지 악역으로 변신했다. 영화 ‘봉이 김선달을 통해서 권력을 지닌 인물이자, 물욕이 넘쳐흐르는 성대련으로 분해 김선달(유승호 본)와 대립관계에 놓이게 됐다.

그동안 어둡고, 칙칙하면서 우중충한 영화만 하다가(웃음) 좀 밝고 신선한 영화인 것 같아서 선택했어요. 나보다는 우리 가족들의 바람이 있었던 것 같아요. 걱정인건 영화의 전체적인 풍이 수채화 같은데, 제 역할은 여전히 칙칙한 유화 같은 색채를 가지고 있다는 거예요. 그게 가장 고민스러웠어요.”

‘마스터-국수의 신에 이어 ‘봉이 김선달까지 이어서 악역을 맡아야 했던 그에게 이미지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을 것. 특히 예능프로그램으로 나름대로 친숙한 이미지를 쌓았던 조재현이 계속 악역을 선택하는 이유도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이제 그만해야겠어요. ‘펀치라는 드라마에서도 경찰총장을 하면서 더 나쁜 사람도 있었지만, 점점 더 악한 쪽으로 가는 것 같아요. 더 갈 데가 없어서 이 타이밍에 스톱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봉이 김선달에서 성대련은 악역이지만 자기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인물이에요. 역사를 봐도 누가 봐도 나쁜 놈인데, 자기가 애국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그런 인물 중에 하나같은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가 악역을 맡으면서 상대로 붙은 건 유승호였다. 조재현은 유승호와 남다른 인연이 있다. 함께 홍보대사를 맡은 적도 있고, 조재현의 딸 조혜정과 유승호는 웹드라마로 호흡을 맞춘 바가 있었다. 그렇게 유승호에 대해서 이야기도 많이 들으면서 직접 그를 대하기도 했던 조재현은 유승호에 대해 먼저 입을 열었다.

유승호는 MSG가 들어가지 않은 무공해 같은 사람이에요.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아역 출신이 성인 연기자가 돼서 현장에서 바르게 크기가 쉽지 않거든요. 여기저기 욕 얻어먹고 울면서 촬영하다가 성인이 되면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면서 이상해지거든요. 자기가 갑이라고 생각하죠. 근데 유승호는 정말 선, 후배들도 본받아야하는 아이였어요. 더운 날씨에도 가장 먼저 스탠바이하고 촬영 중간에 쉴 때에도 옷도 한 번 안 벗고요. 정말 유승호 같은 사람이 있다면 내가 무슨 역할을 해도 받쳐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예능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를 통해 자신의 딸과 함께 배우로서의 삶을 공개하기도 했다. 예능프로그램이 종영한 이후 조재현의 딸 조혜정은 드라마에 캐스팅됐고, 이에 많은 이야기를 낳기도 했다.

내 딸이라서가 아니고, 제가 연기자 신인시절 때 누구에서 지도를 받는 것보다 혼자 판단하고 스스로 느껴서 배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기를 가르치는 거에 있어서 어려움을 느껴요. 근데 딸은 더 못하겠더라고요. 남이라서 다른 사람에게는 더 조언을 하는데, 딸은 내가 사랑하니까 내가 하는 것처럼 했으면 좋겠어요. 욕을 먹어도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는 게 크고, 오히려 더 가혹하죠.”

이번 영화를 통해 조재현은 시우민과도 함께 연기를 하게 됐다. 과거 한 방송을 통해 조재현이 아이돌 출신 연기자에게 좋지 않은 시선을 비췄다는 것에 대해 논란이 된 적이 있었기에, 두 사람이 한 영화에서 출연한다는 게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었다.

(촬영) 현장에서 불편하게 할 이유가 없었어요. 시우민은 연기 처음 시작하는 조, 단역 같은 느낌으로 하더라고요. 제 앞이라 그런 건 아닌 것 같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제가 연기돌을 싫어한다고 하더라고요. 오죽하면 드라마, 영화 캐스팅을 할 때 저한테 누가 캐스팅되면 좋은지 물어보더라고요. 예전에 제가 아이돌이 드라마에 꼭 들어가야 하냐, 또 계속 막장 소재로 몰고 가는 게 불만스럽다고 한 적이 있었어요.”

근데 그게 ‘아이돌을 싫어한다가 된 거에요. 전 그게 할 말이라고 생각했어요. ‘정도전 같은 드라마가 의미 있다는 거였죠. 근데 시상식 때 누굴 째려봤다고 하고…. 그때 진짜 더웠거든요. 그래서 얼굴이 일그러진 건데 그런 이유들로 연기돌을 싫어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더라고요. 근데 아니에요. 효린이, 구하라는 제 학생이었는데요. 요즘엔 정말 준비를 많이 해서 오더라고요. 디테일한 연기는 보시는 분들이 판단할 문제죠.”

‘봉이 김선달에선 그가 배우로 활약했지만, 곧 이어 감독으로도 관객에게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배우가 아닌 연출자,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자리지만 도전을 감행한 그의 생각은 어떨까.

사실 제일 어려운 게 상업영화인 것 같아요. 상업영화 감독들은 위대한 거예요. 수백편의 상업영화가 기획되고 제작에 들어가는데, 중간에 밀리는 것들도 있잖아요. 그렇게 치열하게 준비되는 게 성공하는 건 대단한 영화인 거죠. 전 상업영화를 할 능력은 없는 것 같아요. 저 혼자 영화를 만드는 건 다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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