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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가 제일 쉽다? 고종욱의 ‘오락야구’
입력 2016-07-07 06:01  | 수정 2016-07-07 09:56
넥센의 고종욱은 최근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6경기 타율이 0.607에 이른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 6일 오후 잠실구장의 넥센 훈련 풍경. 타격 훈련을 위해 준비 중인 고종욱을 향해 부러움 가득한 채태인의 말이 전해진다. 오락야구다. 치면 뭐든 다 안타야.”
오락야구. 요즘 고종욱의 야구를 상징한다. 10번 중 3번만 안타를 쳐도 대단한데, 고종욱은 최근 안타공장장이 따로 없다. 게임을 하듯, 어렵지 않게 안타를 때린다. 타격 기계가 따로 없다.
넥센은 6일 4점차 열세를 극복하며 두산을 6-5로 꺾었다. 컨디션 난조의 피어밴드가 5이닝 만에 강판한 가운데 김택형-이보근-김상수-김세현으로 이어진 릴레이가 인상적이었다. 불펜의 공도 크나, 그 뒤집기에 일조한 건 고종욱이다.
고종욱은 6회, 7회, 9회 모두 안타를 때렸다. 그리고 그의 안타는 넥센의 득점과 직결됐다. 김하성의 3루타(6회)와 윤석민의 밀어내기 볼넷(9회)의 발판이 됐으며, 동점을 만드는 귀한 적시타(7회)이기도 했다. 영양가 만점이다.
3안타 경기. 지난 주간 타율 0.538 출루율 0.586 득점권 타율 0.438로 뜨거웠던 고종욱이다. 그 열기는 장맛비가 퍼부은 뒤에도 식지 않았다. 최근 6경기에서 멀티히트만 5번. 28타수 17안타로 0.607에 이른다. 진정한 불방망이다.
시즌 타율도 0.351까지 끌어올렸다. 타율 부문 4위. 선두 최형우(0.361·삼성)를 비롯해 김문호(0.356·롯데), 테임즈(0.354·NC) 등이 고종욱 위에 있다. 쉽지 않은 경쟁이겠지만, 간극이 크지 않다. 현재 고종욱의 타격 페이스를 고려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후보다.
고종욱은 팀 내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불과 몇 년 사이에. 그런 고종욱의 성장은 염경엽 감독을 웃게 만든다. 넥센은 늘 리빌딩을 하고 있다. 넥센에게 현재는 더 빛날 미래를 위한 좋은 과정의 시간이다. 선택과 집중을 하면서 새로운 주축 선수를 키우는 게 목표다. 지난해 넥센이 그렇게 심혈을 기울였던 3명이 고종욱, 김하성, 박동원이다. 그리고 그 1차 결실을 맺었다.
고종욱은 공격 성향이 강하다. 적극적으로 타격한다. 볼넷이 11개는 테이블세터 치고 적은 편이다. ‘리드오프 서건창이 볼넷 39개라는 걸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고종욱은 삼진도 많다. 61개로 5위다. 고종욱의 스타일이 잘 드러난다. 그게 그만의 매력이다. 염 감독도 이를 적극 지지하면서도 올해 과제로 바운드 공을 참을 것을 주문했다. 더 성장하기 위함이다.

야구가 안 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고종욱은 자신의 존재감을 점점 각인시키고 있다. 그리고 높이 평가받고 있다. 잘 치고 잘 달린다고. 고종욱은 3루타 8개로 1위이기도 하다. 그는 시즌을 준비하면서 타율 3할과 150안타를 기록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같은 페이스라면 거뜬히 해내리라.
단지 운이 좋을 리 없다. 그만큼 땀을 흘렸다. 고종욱은 현재 타격감이 좋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심재학 타격코치님의 조언을 따라 일상생활까지 루틴을 지켜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종욱의 올해 목표는 지난해보다 더 잘 해서 더 인정받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그 목표를 달성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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