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에서 건설사 투자심리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하반기 이후 난항을 겪었던 건설사 자금 조달도 회사채 발행과 프로젝트파이낸스(PF) 재개로 한숨돌릴 전망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현대건설이 1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는 2배 가까운 투자자금이 들어왔다. 만기가 5년으로 상대적으로 길었음에도 불구하고 1900억원의 투자주문이 몰렸다. 수요예측 흥행에 현대건설은 발행금액을 1500억원으로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달 삼성물산이 실시한 회사채 수요예측에는 3000억원 발행 예정에 4700억원의 자금이 몰려 오버부킹을 기록했다. 2000억원어치 발행할 예정인 3년물에는 2700억원, 1000억원어치 발행예정인 5년물에는 2000억원의 투자주문이 들어왔다.
건설 조선 등 수주산업의 연이은 어닝쇼크로 회사채 투자심리가 냉각되면서 지난 해 11월 이후 약 8개월 간 회사채 시장에서는 건설사 회사채 발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삼성물산이 지난 4월 회사채 발행을 시도했으나 1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발행을 연기했다. 금융감독원이 수주산업 공시기준을 강화한 것도 건설사들의 발행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들어 회사채 투자심리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 우려가 완화되는 모습이다. 박진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금리가 연일 사상최저치를 경신하자 상대적으로 이자 수익률이 높은 회사채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미청구공사나 해외 프로젝트 손실 이슈가 적은 건설사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투자심리 회복에 힘입어 삼성물산은 다음달 6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지난달 발행금액의 2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신용평가사들도 국내 건설사들의 신용위험이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선영귀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주택경기 호조로 건설사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데다 자산 매각과 유상증자 등 자구노력을 통해 재무안정성도 개선됐다”며 최근 국내 기업 구조조정 이슈에도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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