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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다시 찾은 대구, 우규민의 특별한 기억
입력 2016-07-05 13:00  | 수정 2016-07-05 16:48
우규민(사진)이 완봉승 기억을 갖고 있는 대구에서 다시 선발 등판한다. 당시 최고의 피칭을 펼쳤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던 우규민. 다시 찾은 대구에서는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LG 우규민(31)이 대구를 다시 찾는다. 5일 삼성전 선발로 내정된 우규민은 남부지방에 장맛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70일 만에 다시 대구 라이온즈 파크 마운드에 오른다. 그에게는 올 시즌 영광의 완봉승을 차지했던 좋은 기억이 남겨져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후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졌기에 편한 기억만은 아니다. 또 한 번의 대구등판이 관심을 끄는 이유다.
우규민에게 지난 4월26일 대구 삼성전은 특별했다. 당시 1108일 만에 개인통산 두 번째 완봉승을 장식했다. 내용도 완벽했다. 9이닝 동안 피안타는 단 두 개. 삼진은 일곱 개나 잡았으며 투구수는 94개에 불과했다. 헨리 소사과 류제국의 부진, 뒤늦게 합류했기에 기대보다 걱정이 컸던 스캇 코프랜드 등 선발진 상황이 좋지 않던 순간 나온 회심의 투구였다. 토종에이스의 자존심을 제대로 지켜낸 것 또한 당연했다.
그런데 완봉승 그 이후, 우규민의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다. 8일 뒤 두산과의 라이벌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4이닝 9피안타 6실점이라는 최악의 투구내용을 선보였다. 천국과 지옥을 오간 것. 이후 등판한 두 경기에서도 내리 패전을 면치 못한 우규민은 결국 5월22일 1군에서 말소됐다. 전체적인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판단한 양상문 감독은 2군서 휴식을 통해 재충전 시간을 가지며 그가 완봉승 이전의 좋았던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대했다.
사령탑의 기대와 달리 우규민은 6월초 복귀 후 4일 kt전 승리투수, 10일 한화전 8이닝 1실점 등 잠시 부활투를 선보였을 뿐 이후 등판한 세 경기에서 내리 3연패를 당하며 다시 침체에 빠진 상황이다.
노히트노런, 완봉승 등 최고의 피칭 후 슬럼프에 빠지는 투수의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많은 투구수와 함께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후 어려움을 겪게 될 확률이 크다는 것. 허리통증을 안고 있던 우규민 역시 당시 삼성전에서 투구수는 적었지만 집중력만큼은 빛났던 피칭을 선보였다. 그렇지만 최고의 순간 뒤 찾아온 가파른 하락세를 그 역시 피하지 못했다.
우규민으로서는 사연 깊은 대구에 약 두 달 만에 재방문, 그리고 선발등판을 앞두게 됐다. 현재 팀 사정도 좋지 않다. 최근 2연패 흐름. 투타에 있어서 총체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위태롭게 중위권을 사수 중이다. 에이스 반등이 절실한 시점이다.
우규민 개인으로서도 대구에서의 좋았던 기억을 찾을 필요성이 있다. 대구 완봉승 이후 가라앉았지만 반대로 대구에서의 승리를 발판삼아 다시 반등의 신호탄을 쏠 수 있다.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까지 얻게 될 우규민에게 시즌 후 대구 라이온즈 파크는 어떻게 기억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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