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엇박자’ 한화, 멀고 먼 천적관계 청산

[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황석조 기자] 초반 선발투수의 무너짐에도 마운드가 예상 외로 선방한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한화의 두산전 첫 승의 길은 멀고도 험했다. 투타 엇박자가 한화의 발목을 잡았다.
한화는 2일 대전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서 1-4로 패했다. 초반 팽팽한 흐름이 이어진 가운데 두산의 집중력이 빛났다.
한화는 두산전 1승이 간절했다. 올 시즌 앞서 치른 여섯 차례 대결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다만 당시 대결이 한화가 극도로 부진했던 시즌 초반에 몰려 있었기에 두 달여가 지난 현재는 다른 흐름이 기대됐던 것도 사실이었다.
이날 양 팀의 선발투수는 각각 유희관(두산)과 송신영(한화). 무게감 측면에서 두산에게 유리했다. 유희관은 지난 몇 년간 한화를 상대로 천적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송신영은 올 시즌 두 번째 선발등판. 이름값과 안정감 면에서 일찌감치 두산의 우위가 점쳐졌다.
예상대로 한화는 이른 퀵후크를 발동했다. 송신영은 1회를 잘 막았으나 2회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솔로 아치를 허용한 뒤 흔들리기 시작했다. 1사 후 연속 3안타를 맞았고 결국 2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심수창에게 넘겼다. 두산에게 쉽게 넘어갈 듯했던 흐름.
그러나 한화 계투진이 힘을 내며 실점을 최소화 했다. 구원 등판한 심수창은 2⅓이닝 동안 1실점 했지만 살아나는 두산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이어 등판한 이태양이 아웃카운트 한 개도 잡지 못한 채 물러나며 다시 위기에 봉착했지만 장민재가 2⅓이닝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추가실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그렇게 경기 중반까지 한화 불펜은 호투했다. 초반부터 선발투수가 무너지며 불펜진이 총동원됐지만 대량실점을 내주지 않은 채 경기를 팽팽하게 이끌었다.
하지만 문제는 타선이었다. 천적 유희관에게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2회말 양성우의 희생타 외에 시원한 득점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4회와 6회 모두 찬스가 있었지만 번번이 후속타 불발에 울었다. 8회 2사 만루라는 이날 최대에서도 조인성이 결정적인 순간 삼진을 당하며 1점도 얻어내지 못했다.
결국 한화는 극심한 투타 부조화 속에 올 시즌 두산전 첫 승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두산에게만 7패를 당한 한화. 고착화되는 천적 관계가 기세 측면에서 고민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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