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中정부 애매한 전기차 정책에 한국기업들 ‘이러지도 저러지도’
입력 2016-07-01 10:52  | 수정 2016-07-01 11:23

중국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 인증에 대한 정책 방향을 명확하게 알려주지 않아 국내 관련 기업들이 방향성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삼성SDI는 지난달 20일 중국 공업신식화부 ‘4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에서 탈락했다.
양사는 이에 대해 하반기 예정된 5차 전기차 배터리 인증에 기존 서류를 보완, 다시 도전한다는 입장이다.
인증을 받지 못하면 2018년부터 이들 양사가가 만든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에 대해 중국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LG화학이나 삼성SDI가 탈락 이유를 정확히 모른다는 것이다. 또한 미인증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를 중국 정부가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시킬지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답변하고 있지 않다.

LG화학은 이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양적·질적으로 제출 서류를 충분히 준비해 5차 인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중국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한 지 1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증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인증 심사 제출 자료에 공장에서 1년 동안 생산한 이력을 제출하는 부분이 있는데, 삼성SDI 중국 공장은 지난해 7월부터 시험생산을, 9월부터 양산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애초에 인증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지만, 인증에 나섰던 것이다.
하지만 인증을 받지 못했다고 보조금 지원이 끊긴다고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정부가 이에 대해 아직도 확실한 답을 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헌태 산업통상자원부 전자전기과 사무관은 중국 정부가 미인증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고 말했다.
LG화학 관계자는 허위로 보조금을 타가는 업체들을 단속하기 위해 인증 제도를 활용하자는 게 논의되자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 미리 인증을 받아두려고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초 2017년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2021년까지 완전히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유효기간은 3년이다. 인증 대상이 아닌 SK이노베이션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중국 현지에서 배터리셀을 생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원대상에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인증 대상은 중국 내에서 배터리셀을 생산하는 업체들이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에서 생산한 배터리셀을 중국 현지에 베이징차그룹과 합작해 설립한 BESK에 공급하고, BESK가 배터리팩 완제품을 만든다. SK이노베이션은 BESK의 2대 주주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중국 정부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은 모호한 점도 많고 배터리팩 공장에 대한 정책은 포함돼 있지도 않아 대응방안을 확정하지 못했다”며 중국 내 배터리셀 공장이 없는 게 문제가 될 때를 포함해 여러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방안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에 인증을 해주지 않는다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 산업부와 업체들은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산업부 동북아통상과 관계자는 통상문제는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달 28일 황교안 국무총리와 한·중 총리회담에서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문제를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양국 정부 실무진 간 교감 하에 이뤄진 것이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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