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악덕 휴대폰 대리점주, 7년간 장애인 부부 협박해 억대 재산 강탈
입력 2016-06-30 11:44 
7년간 장애인 부부 재산 강탈/사진=연합뉴스
악덕 휴대폰 대리점주, 7년간 장애인 부부 협박해 억대 재산 강탈



우연히 휴대전화 대리점을 찾은 장애인 부부를 7년간 협박해 억대의 재산을 강탈한 악덕 대리점주가 그동안 빼앗은 금품을 고스란히 토해내야 할 처지에 내몰렸습니다.

인천지법에 따르면 2급 청각장애인 A(61)씨와 시각장애인 B(55·여)씨 부부의 인생이 뒤틀린 건 2004년 여름이었습니다.

휴대전화를 개통하기 위해 들른 한 대리점이 악의 구렁텅이인 줄은 그때까지 몰랐습니다.

휴대전화 가입절차나 요금제 등을 전혀 몰랐던 A씨 부부는 대리점주의 말에 무조건 따랐습니다. B씨는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도 외우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개통한 휴대전화를 잘 사용하던 이 부부를 대리점주가 다시 찾은 건 4년 뒤였습니다.

2008년 대리점주 C(44)씨는 A씨 부부가 살던 인천의 한 빌라 앞에서 "당신들 휴대폰 요금이 많이 나와 그동안 내가 대신 내줬다"며 2천만원을 요구했습니다.

알고 보니 C씨는 4년 전인 2004년 6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A씨 부부와 이들의 아들 명의를 도용해 휴대전화 34대를 가입했습니다. A씨 부부의 휴대전화 외 나머지 30여대는 다른 이들에게 판매했습니다.

B씨는 "돈이 없다"고 거부했지만 돌아온 건 욕설과 함께 경찰에 고소를 하겠다는 협박이었습니다.

겁을 먹은 B씨는 생명보험사로부터 받은 유방암 진단비 2천만원을 C씨에게 건네줬습니다.

대리점주의 횡포는 여기서 멈추질 않았습니다. 한 달 여 뒤 다시 부부를 찾아가 "휴대전화 요금이 3천만원이나 나왔다"며 "대신 내준 요금을 달라"고 또 윽박질렀습니다.

그는 "돈을 내놓지 않으면 깡패를 불러 때려죽이겠다"고 재차 협박했습니다.

A씨는 생명보험을 해약하고 다시 2천500만원을 건네줬습니다.

대리점주는 자금이 딸릴 때마다 마치 맡겨 둔 돈을 찾으러 은행에 가는 것처럼 A씨 부부를 찾습니았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는 매년 한 차례씩, 2014년에는 4차례 매번 같은 이유로 A씨 부부의 돈을 빼앗아갔습니다.

그 사이 부부는 자신이 살던 빌라를 팔아 매매대금 중 3천만원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나중에는 돈이 없어 보험을 해약했고, A씨가 다니던 회사에서 가불을 받거나 C씨가 소개한 사채업자로부터도 돈을 빌리려고도 했습니다.

이 부부가 7년간 C씨에게 뜯긴 돈은 총 1억2천여만원이었습니다.

부부는 정신과 전문상담 과정에서 "C씨가 경찰에 신고해 집어넣겠다고 협박해 우리가 엄청 큰 잘못을 한 것으로 생각했다"며 "항상 무섭고 불안했으며 자살 욕구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인천지법 민사27단독 오덕식 판사는 A씨 부부가 C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30일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C씨가 A씨 부부에게 위자료 1천700만원을 포함해 총 1억4천여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는 7년간 원고들을 협박해 금품을 빼앗았다"며 "피고가 현재까지도 원고들에게 피해배상을 전혀 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위자료도 책정했다"고 밝혔습니다.

C씨는 민사소송과 별도로 공갈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0월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기각되자 다시 상고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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