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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상반기 결산…가요③] 소형기획사-듣는 음악이 일으킨 ‘新 바람’
입력 2016-06-30 11:07 
[MBN스타 유지훈 기자] 약체 팀을 응원하는 일은 스포츠팬들의 숨어있는 즐거움이다.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이 일어나는 순간은 짜릿하다. 가요계도 마찬가지다. 2016년 상반기, ‘약체라고 생각되던 뮤지션들은 ‘짜릿한 반전을 선사했다.

2016년 2월, 가요계를 강타한 걸 그룹이 있다. 바로 여자친구다. 여자친구는 1월23일 신곡 ‘시간을 달려서를 발표했다. 이 노래는 2월 한 달 동안 멜론, 지니, 네이버 뮤직 등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서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SBS ‘인기가요, KBS2 ‘뮤직뱅크, Mnet ‘엠카운트다운 등에서도 15회 1위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소녀시대가 지난해 ‘라이언 하트로 이룬 기록을 데뷔 2년차 걸 그룹이 따라잡았다는 것은 그야말로 엄청난 이변이었다. 청순한 외모에 강도 높은 안무를 소화해낸 그들에게는 ‘파워 청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예능프로그램, 광고를 종횡무진하며 정상의 인기를 달렸다.

여자친구의 바통을 이어 받은 것은 마마무였다. 데뷔곡 ‘Mr.애매모호로 데뷔, ‘피아노맨 ‘음오아예로 차근차근 팬덤을 쌓아왔던 마마무는 지난 2월26일 첫 정규앨범 ‘멜팅(Melting)을 발표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타이틀곡 ‘넌 is 뭔들은 각종 음원차트 상위권을 휩쓸었고 음악방송 8관왕까지 거머쥐었다.

마마무의 성공은 다른 걸 그룹과 차별화된 콘셉트에 있었다. 실력을 기반으로 한 퍼포먼스를 각인 시켰고 ‘실력 있는 걸 그룹이라는 이미지를 얻었다. 매 무대마다 새로운 퍼포먼스와 애드리브를 선보이는 멤버들에게서는 자신감이 두드러졌다.

여자친구와 마마무의 활약에는 ‘중소기획사의 성공이라는 수식어가 함께했다.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은 무조건 성공한다는 공식을 깬 동시에 중소 기획사도 차별화된 전략을 가지고 있다면 두각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두 걸 그룹 외에도 방탄소년단, 세븐틴, 블락비 지코 등도 뚜렷한 두각을 드러냈다.

3월까지가 소형 기획사의 활약이었다. 그리고 시야를 넓히면 듣는 음악의 성공이 돋보인다. 1월에는 개리 ‘또 하루, 수지-백현 ‘드림(Dream)이, 2월에는 앰씨더맥스 ‘어디에도, 태연 ‘레인(Rain), 크러쉬 ‘잊어버리지마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모두 한 차례도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았음에도 큰 사랑을 받았다.

‘듣는 음악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신인 뮤지션을 꼽자면 딘(Dean)이다. 지난 3월 첫 번째 EP ‘130 무드: 트러블(130 MOOD: TRBL)을 발표한 그는 전곡 음원을 차트 상위권에 올렸다. 타이틀곡 ‘D는 큰 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음원 차트에서 역주행을 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형기획사의 아이돌=성공이라는 공식은 깨졌고 한동안은 이런 이변이 계속될 예정이다. 6월 4째 주 어반자카파의 ‘널 사랑하지 않아, 산이-레이나의 ‘달고나, 로꼬-그레이의 ‘굿(Good) 등이 차트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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