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상전벽해’ 인천 청라…뉴요커 삶 안 부럽다
입력 2016-06-30 10:57 
로봇랜드 조감도

지난달 29일 찾은 인천 청라국제도시. 도시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중앙호수공원을 따라 늘어선 카페 테라스에는 브런치를 즐기는 젊은 엄마들로 가득했다. 올해로 입주 7년차를 맞았지만 스트리트몰 형태의 대형상가와 거대 녹지공간이 잘 어우러진 도시 구성은 광교 등 최근 조성된 신도시와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특히 그동안 불황 때문에 사실상 올스톱 상태였던 도시 내 각종 개발사업이 차근차근 재시동을 거는 만큼 현장에서는 향후 청라의 미래에 대한 장밋빛 기대가 가득했다. 정찬욱 풍경채 공인중개소 이사는 금융단지 개발로 국내 대기업과 외국 기업이 들어오면 송도를 잇는 수도권 최고 신도시가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미분양의 무덤이란 오명을 벗어버린 청라국제도시가 이제는 인천 뿐 아니라 수도권에서 으뜸가는 주거·업무 복합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입주율이 80%에 달해 도시가 안정되자 그간 지지부진했던 랜드마크급 개발사업이 차례로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청라국제도시는 인천 서구 경서동, 연희동, 원창동 일대 총 17㎢에 조성 중인 신도시다. 사업비 총 6조7071억원을 들여 약 2020년까지 9만명이 거주하는 주거단지와 국제업무단지 등이 준공될 예정이다.
하지만 조성 초기인 2012년 부동산 거품 속에 중·대형 고가 아파트 공급이 잇따르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부동산 경기까지 고꾸라지자 2013년에는 미분양 아파트가 1000가구에 육박했다. 청라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마이너스 피(웃돈)만 1억원에 달할 만큼 분위기가 안 좋았다”며 내놓아도 산다는 사람이 없으니 40평대 아파트 전셋값이 8000만원밖에 안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차츰 경기가 살아나고 학교와 상가 등 기반시설이 차례로 들어서면서 청라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했다. 2014년 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이 개통하고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구간 연결이 마무리되면서 교통환경이 크게 좋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때 고꾸라졌던 집값도 다시 예전 수준만큼 회복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청라국제도시가 있는 인천 서구 연희동 아파트 3.3㎡ 당 매매가는 도시 조성 초기인 2005년 395만원에서 2010년에는 1029만원까지 올랐다. 이후 입주가 대거 몰리고 부동산 시장 침체까지 겹쳤던 2012년에는 939만원으로 추락했지만 차츰 회복돼 현재 1041만원까지 뛰었다. 서구 경서동 아파트값 역시 2012년 953만원을 거쳐 최근 1105만원으로 올라섰다.
주택시장 호재에 맞춰 그간 멈췄던 각종 업무지구 개발사업도 차츰 정상화되고 있다.
청라국제도시 랜드마크 빌딩으로 불리는 청라시티타워가 대표적이다. 인천경제청이 세차례 사업후보자 공모를 진행했는데도 유찰됐지만 올초 재공모에는 외국계 투자회사와 국내 대형 건설사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현재 사업자 선정을 기다리고 있다. 약 3022억원의 사업비로 청라 호수공원 중심부 3만여㎡에 들어서는 청라시티타워는 450m 높이로 쇼핑, 문화시설 등을 보유한 복합시설로 들어설 예정이다.
청라국제금융단지와 하나금융타운 개발은 향후 청라가 동북아 비즈니스 거점도시로 성장하는데 힘을 발휘할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 준공하는 하나금융타운에는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등 하나금융계열사가 한데 모일 예정이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무려 7000명에 달하는 근로자가 청라에 상주하게 된다.
2020년에는 쇼핑·문화·레저 복합시설인 신세계복합쇼핑몰, 사업비 약 1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차병원의료복합타운이 들어설 계획이다.
지하철 연장사업도 청라국제도시의 가치를 크게 높이고 있다. 오는 2019년 9호선 연장이 완료되면 청라국제도시역에서 신논현역까지 1시간 안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개발호재에 맞춰 청라 땅에 대한 인기도 치솟고 있다. 지난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내놓은 청라 중심상업용지 C4블록 13필지는 예정가보다 26% 높은 가격에 모두 팔려나갔다. 당시 예정가는 958억원이었지만 낙찰가는 이보다 248억원 높은 1206억원을 기록했다. 이 땅 대부분은 LH가 지난 2011년 이미 입찰을 부쳤지만 유찰됐던 곳임을 감안하면 불과 5년만에 분위기가 180도 뒤바뀐 셈이다.
청라 개발을 총괄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사업이 순조롭게 완료되면 청라는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