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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연승’ KIA, 불펜에서 불어오는 달콤한 향기
입력 2016-06-30 06:01  | 수정 2016-06-30 11:47
KIA 불펜이 달라졌다. 6월초 허무하게 무너지던 모습이 사라진 채 철벽 뒷문을 형성 중이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올 시즌 처음이자 무려 332일 만에 거둔 6연승. KIA가 제대로 살아나고 있다. 지난주 초까지 8위였던 팀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종합적인 면에서 반등이 이뤄지고 있다. 그렇지만 불과 며칠 만에 다른 사람이 된 불펜진이 핵심으로 꼽히고 있다.
주요지표가 말해주고 있다. 5연패에 빠지며 최악의 행보를 거듭하던 6월 초중순과 비교했을 때 KIA 불펜의 성적은 차이가 두드러졌다.
대체선발이 본격화되며 선발진이 헐거워지기 시작한 KIA. 3일 열린 넥센전에서 선발 이준영에 이어 박준표가 5실점, 한기주가 1실점하며 무너졌다. 연패의 중요한 고비였던 8일 한화전도 다르지 않았다. 선발 지크가 120구 투혼을 펼치며 승리요건을 만들었으나 위태로움을 거듭하다 7회 박준표의 실점, 이어 8회 김광수가 정근우에게 역전 스리런포를 맞으며 경기를 내줬다. KIA에게 1패 이상으로 내상이 심했던 경기.
12일 삼성전 역시 헥터의 호투 속에 초반 리드를 잡았으나 7회 이후 이준영-김광수-정용운으로 이어진 계투진이 대거 7점을 내주고 역전패했다. 14일 두산전은 2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9회초 마운드가 무너지며 경기마저 넘겨줬다. 이날 지크가 던진 119구 투혼 역시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뒷문에 있어서는 그야말로 총체적 난관이 반복됐다. KIA 야구는 5회 이후부터 시작이라는 웃지 못 할 이야기가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집단마무리체제의 효용성 의문, 그리고 선발투수들의 사기저하 및 타선 침체까지 도미노현상이 이어졌다.
반전은 지난주부터 펼쳐졌다. 부진했던 계투진이 와신상담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변칙적인 마운드운용마저 신의한수로 취급받기 시작했다.
21일 롯데전 선발투수 임준혁이 2이닝 5실점의 부진투를 선보였다. 벤치의 빠른 투수교체가 이뤄졌고 최영필을 시작으로 홍건희-심동섭-한승혁-김광수로 이어지는 불펜 벌떼운용이 펼쳐졌다. 불펜진의 실점은 단 1점. 위기가 기회로 바꿔진 순간이었다.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었다. 23일부터 25일까지 3경기 6이닝 동안 7명의 계투진이 무실점으로 상대타선을 틀어막았다. 조합도 다양했다. 김광수-홍건희, 한승혁-김광수, 최영필-임기준-곽정철 등 어떤 선수가 나와도 안정됨을 자랑했다.
김광수(사진)를 비롯해, 홍건희, 최영필 등 자원과 한승혁, 심동섭 등 부상병들이 복귀하며 KIA 불펜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26일 경기가 백미였다. 선발 임준혁이 1이닝도 소화하지 못한 채 물러났다. KIA는 조기선발 강판카드를 꺼내들었다. 결과 전상현이 KIA 불펜으로 4경기 만에 첫 실점을 내줬지만 나머지 네 선수는 여전히 무실점을 기록했고 이날 KIA의 15-4 대승 발판이 됐다. 전력이 강한 NC를 상대로 얻은 불펜야구이기에에 더욱 의미가 깊었다.
전날 경기 역시 달라진 KIA 불펜의 단면을 보여줬다. 필승카드 양현종이 7회초 LG 백창수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흐름과 기세 측면에서 진화가 필요했고 KIA의 카드는 홍건희였다.
그는 3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탈삼진 2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조지었다. 때마침 타선이 힘을 내 승리투수까지 됐다. 3경기 연속이자 6⅔이닝 동안의 제로행진. 베테랑 최영필 역시 4경기, 6이닝 동안 퍼펙트행진을 기록 중이며 지난 17일 부상에서 복귀한 한승혁 역시 이후 치른 6경기에서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가장 두드러진 반전은 바로 김광수. 6월 돌입 후 치른 3경기에서 6실점하며 흔들렸던 그는 이후 6경기에서는 1실점에 머물고 있다. 최근 네 경기는 세이브 1개, 홀드 1개를 기록하며 자책점 제로까지 유지하고 있다.

여러 수치가 보여주듯 KIA 불펜은 이달 초중순에 비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개개인으로 집중했을 경우에도 김광수, 최영필, 홍건희 등이 구위를 찾기 시작했으며 부상병 한승혁, 심동섭도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6월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김기태 감독은 불펜진 관련 질문에 걱정 어린 표정과 함께 잘 하겠죠”라고 애써 웃음 짓는 일이 많았다. 어느 누가 봐도 알 수 있던 근심의 표정. 최근에는 근심이 미소로 바뀌고 있다. 전력 측면에서 긍정적 옵션도 늘어날 예정이다. 임창용의 징계 해금이 한 경기만 남은 상황이다. 늘어나는 필승카드, 좋게 이어지고 있는 팀 분위기 속 가파른 상승세를 달리는 KIA의 6월말, 7월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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