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L, 엔고로 日관광객 카지노수입 증가기대

◆ 기업 분석 / GKL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후폭풍으로 주식시장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침체된 장세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 찾기에 분주하다. 이런 상황에서 카지노 업체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엔화 강세의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인 이용자 비중이 25%에 달해 실적 개선 기대감이 크고 배당 매력까지 더해진 종목이기 때문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GKL 주가는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나온 지난 24일 이후 이날까지 7.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0.6% 상승하며 횡보한 것에 비해 7%포인트 높은 수익률이다. 원화 약세가 해외 관광객 증가로 이어질 경우 카지노주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GKL은 한국관광공사 자회사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한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달러화와 엔화가 원화 대비 10% 절상된다고 가정할 경우 GKL의 연간 영업이익은 10% 증가할 것"이라며 "카지노의 장기 수요 회복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GKL은 영업장이 서울 삼성동과 남산 힐튼호텔에 있어 입지가 좋기 때문에 일본인 고객 비중이 약 25%로 높은 편이다. 엔화 가치가 높아지면 일본인 이용객이 증가하고, 이들의 칩 구매액(드롭액)도 증가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엔화가 강세를 보였던 시기 GKL의 일본인 이용자가 대폭 증가한 바 있다.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600원을 넘었던 2009년 1분기에 GKL의 일본인 입장객은 약 18만명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35% 이상 증가했다.
일본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한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달 중국인 입국자는 약 60만명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기저효과로 인해 전년 대비 9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분기 합계로는 전년 대비 22% 증가한 수준이다. 양 연구원은 "메르스로 인한 기저효과는 3분기로 갈수록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객 증가와 더불어 GKL의 매력은 배당이다. 증권업계 컨센서스에 따르면 이달 중순 주가를 기준으로 추정한 GKL의 올해 배당 수익률은 3.7%다.
작년 기업은행의 배당 수익률(3.7%)과 같은 수준으로 고배당주인 은행주와 비슷하다. GKL은 2013~2015년 3년 연속 주당 130원을 중간배당해왔다. 올해에도 GKL은 분기배당 권리주주 확정을 위해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주주명부 폐쇄를 결정했다. 배당금액과 배당률 등은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보통 배당주는 증시 변동성이 커질 때마다 오르는 경향이 있다. 시중 금리보다 높은 수준의 배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예·적금 금리가 1%대 초반으로 낮아진 시기에 배당주 매력은 더 커지고 있다. 또 증시 전문가들은 GKL 실적 개선세 역시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1분기 GKL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366억원, 421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증권업계 컨센서스를 16.5% 웃돌았는데, 이 같은 실적 개선세는 홀드율(카지노 이용자가 게임을 하기 위해 칩을 구매한 총액 중 카지노가 실제로 벌어들인 금액의 비율)의 지속적인 상승 덕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GKL의 홀드율은 지난해 말 13.4%에서 올해 1분기 말 14.4%로 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2분기 GKL 영업이익 추정치는 301억원으로 나타났다. 1분기 영업이익보다 감소했지만 지난 4월 말 272억원에 비해서는 10.7% 상향된 수치다.
유성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들어 중국 정부의 카지노 규제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며 국내 외국인 카지노시장과 연관성이 높은 마카오 카지노시장의 반등 기대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주가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마카오 카지노 주가가 지난 1월 21일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섰는데, 이는 중국 당국 규제완화 조짐을 선반영한 것이라는 얘기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