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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vs한화 | ‘달라도 너무 다른’ 독수리와 히어로의 극과 극
입력 2016-06-28 06:01 
올 시즌의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는 달라도 너무 다른 두 팀이다. 그래픽=이주영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황금 독수리와 ‘맨발의 히어로.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라이벌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될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뚜렷한 차이가 그 두 팀을 바라보는 시선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한화와 넥센이 28일 또 만났다. 청주에서 손 인사를 하며 헤어진 지 9일 만이다. 썩 반갑지만은 않을 재회다. 그래도 승부는 가려야 할 판. 6월의 마지막 3일 동안 고척돔 지붕 아래서 더욱 빛날 팀은 어디일까. 금칠한 독수리, 아니면 자수성가한 영웅들.

▲프로는 나이순이 아니잖아요
현역 최고령인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베테랑의 팀이다. KBO리그 등록 선수 기준 평균 연차(10.5년)와 나이(29.4세)가 가장 높은 팀이다.
감독 성향과 무관치 않다. 김 감독은 2014년 말 한화를 맡은 이후 베테랑들을 수집하는 데 힘썼다. 경험을 우선시 했다. 이러한 성향이 가장 잘 드러났던 건 지난해 2차 드래프트. 다른 구단이 대체로 젊은 선수들을 끌어안은 반면, 한화는 1982년생 장민석, 1981년생 차일목, 1977년생 송신영 등 ‘고령의 선수들만 한 데 불러 모았다.
반면, 넥센은 고려대 3년 후배(조원우 롯데 감독)의 등장으로 올해 들어 막내 타이틀을 뗀 염경엽 감독이 맡고 있다. 팀도 젊다. 넥센 선수들의 평균 나이는 25.6세, 10개 구단 중 가장 어린 축이다. 평균 연차도 7.3년으로 9위에 해당한다. 1996년생 박주현이 개막부터 선발 한 자리를 맡고 있으며, 필승조에는 그와 절친한 김택형이 있다.
올해 프로 데뷔를 한 이들이 줄을 섰다. 신재영, 박정음 등 중고신인은 물론 박주현, 박정준, 최원태, 정용준 등 젊은 선수들도 KBO리그를 경험했다. 얼마 전에는 1997년생 고졸 신인 포수 주효상이 1군 무대를 밟기도 했다.

마이너리그 및 독립리그에서 활약한 스캇 맥그레거는 넥센 히어로즈와 총액 15만달러에 계약했다. 사진=옥영화 기자
▲가장 큰 차이, 수저의 등급?
올해 한화는 투자 규모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선수단 평균 연봉이 1억7912만원으로 이 부문 1위. 상위 27명을 따진다면, 3억3241만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넥센은 가성비가 뛰어났다. 평균 연봉 8116만원(10위), 상위 27명 평균 연봉 1억2600만원(10위)으로 한화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포지션별 최고 연봉자도 한화는 2명(김태균, 정근우)을 배출했다. 넥센은? 단, 한 명도 없다. 팀 내 최고 연봉인 이택근(5억원)은 김태균(16억원)의 1/3 수준도 안 된다.
한화는 외국인선수 보강에도 막대한 돈을 썼다. 한화는 지난해 대체 선수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지금은 한국땅을 떠난)에스밀 로저스에게 역대 최고 연봉을 안기며 재계약했다. 구단 발표 금액만 190만달러. 로저스와 인연이 있는 윌린 로사리오도 외국인 타자 계약 첫 해 기준 최고액(130만달러)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반면, 넥센이 가장 많은 돈을 건넨 건 대니 돈으로 60만달러. 최근 로버트 코엘로를 대신해 넥센에 온 스캇 맥그레거는 15만달러에 계약했다. 다른 대체 외국인선수인 아놀드 레온(삼성 라이온즈)의 50만달러, 파비오 카스티요(한화)의 25만달러와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한화에는 총액 84억원으로 역대 자유계약선수(FA) 구원투수 최고액을 경신한 마무리 정우람이 있다. 정우람의 올해 연봉은 12억원. 그의 성적은 31경기 4승 2패 8세이브 5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3.15(45⅔이닝 16자책)다. 넥센 마무리 김세현은 33경기 2승 18세이브 6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3.13(31⅔이닝 11자책)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첫 정식 마무리가 된 김세현의 연봉은 1억6000만원이다.
개막 전 전력 예상에는 이러한 투자비용이 적지 않게 반영됐다. 프로의 세계에서 투자 없이 성공할 수는 없다. 최근 막대한 자금으로 선수들을 쓸어 담은 한화가 우승후보 평가까지 받았다, ‘투-타 에이스 박병호, 앤디 밴헤켄 등이 빠져나간 뒤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을 하지 않았던 넥센은 위보다 아래가 더 가까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투자가 꼭 ‘돈을 가리키는 건 아니다. 헌신과 노력, 그리고 오랜 시간도 투자의 중요한 부분이다. 게다가 공은 둥글다. 수저가 집는 음식도 바뀐다. 언제부턴가 넥센(37승 1무 33패)은 3위 자리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한화(27승 2무 40패)도 희망사항과 달리 순위표 맨 밑과 찰떡 같이 달라붙어있다. 개막 이후 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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