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브렉시트`…JP모건·BOA "런던 떠나겠다"
입력 2016-06-26 15:51  | 수정 2016-06-27 08:02

영국에 둥지를 튼 금융기관과 기업들은 브렉시트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벌써부터 영국 밖으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런던의 금융허브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26일(현지시간) JP모건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등 런던에서 수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EU 권리를 잃지 않기 위해 더블린 파리 프랑크루프트로 일부 사업부를 이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들이 서둘러 이전 검토에 나서고 있는 것은 EU 소속 국가들이 런던에 둥지를 튼 금융기관들이 더 이상 EU에서 이전처럼 자유롭게 활동하지 못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브렉시트가 결정된 주말 프랑스중앙은행장이 영국이 단일시장을 떠나면 은행들은 EU에서 자유롭게 영업할 권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일찌감치 경고장을 날렸다. 유럽중앙은행(ECB) 내에서도 EU가 영국의 금융부문에 이전처럼 간단하게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런 경고에 특히 미국계 투자은행(IB)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미국계 IB에 조언을 하는 로펌들은 영국에 둥지를 둔 금융기관들이 영국에서 인가를 받은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EU고객을 대상으로 자유롭게 팔 수 있는 이른바 패스포팅 권리(Passporting rights)가 향후 협상 여하에 따라 부분적으로, 또는 전적으로 폐지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규제산업인 금융에서 상품이나 서비스의 인가에는 아무리 간단한 것이라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대륙으로 이동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브렉시트 당일날 런던 주식시장에서 금융기관 주가가 15~20%까지 폭락한 것은 이런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경제전문지 포천은 브렉시트 여파로 미국계 대형은행 직원을 중심으로 최대 4만명이 런던을 빠져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HSBC는 이미 연초에 브렉시트가 실현되면 직원 1000여명을 파리로 옮길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HSBC은행은 영국에 있는 1000여명의 직원들을 프랑스 파리로 옮길 계획이라고 전했다. BBC방송은 사실상 본사가 이전해 가는 것과 다름없다”며 이로 인해 막대한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 영국간 기업활동도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국에 해외 거점을 두고 있는 미국 기업들이 영국이 EU에서 이탈함에 따라 영국 내 거점을 유럽 내 다른 지역으로 옮길 채비를 하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 피오리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장비회사 캐터필러. 캐터필러가 55년 전 첫 해외 거점으로 선택한 곳은 영국이었다. 캐터필러는 현재 영국에서 9000명을 고용하고 있고 16개 공장을 운영 중이다. 영국에서 생산된 캐터필러의 대부분 중장비는 영국이 아닌 다른 유럽지역으로 수출된다. 영국이 EU의 비관세 자유무역지역 내에 있음으로서 가능한 일이었다.
현재 캐터필러 매출의 25%가 영국 사업에서 나온다. 영국의 EU 이탈은 캐터필러 매출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 더그 오버헬만 캐터필러 임원은 영국은 EU 내에 있어야 함께 일할 수 있다. 영국이 EU를 떠난다면 이제 우리가 영국을 떠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표적 자동차기업 포드도 마찬가지다. 영국 지사에서 1만4000명을 고용하고 있는 포드는 현지 직원들에게 브렉시트가 이뤄지면 고용을 보장하기 힘들다”는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포드 역시 영국을 거점으로 유럽 여타지역에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영·미 비즈니스협회 조사에 따르면 영국에서 사업하고 있는 미국 기업의 70%가 브렉시트는 유럽 비즈니스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답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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