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와 '판박이'
입력 2016-06-25 19:40 
【 앵커멘트 】
이번 사고는 여러 측면에서 지난 지하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와 닮아 있습니다.
실적 압박 속에 제대로 된 안전조치가 없었던 건 물론, 하청업체 직원이었던 점도 판박이입니다.
강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숨진 에어컨 기사의 장례식장.


"압박 없는 곳에서 편히 쉬라"는 위로의 메모들만 부질 없이 한 켠에 붙어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최근 발생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와 여러 모로 닮았습니다.

숨진 진 씨는 실외기 앵글이 무너지면서 추락했습니다.

이른바 '스카이'로 불리는 작업차를 이용해야 하지만, 실적압박과 시간에 쫓겨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직장 동료
- "짧은 시간 안에 처리를 하다 보니까 그것도(작업차) 다시 부르고 기다리고 이런 것도 문제가 되거든요."

실제 진 씨는 건당 1시간 이상 걸리는 에어컨 작업을 하루 10건 가까이 처리해야 했습니다.

심지어 비가 오는데도 다음날로 작업을 넘기지 말라는 독촉 문자까지 받았습니다.

이른바 '안전 문제'를 외주 하청업체에 맡긴 점도 유사합니다.

진 씨의 신분은 대기업 서비스센터와 계약을 맺은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구의역 사고로 숨진 김 모 군도 서울메트로가 아닌 외주업체 소속 비정규직이었습니다.

해당 기업 서비스지회도 "위험한 작업을 외주화해 온 게 문제"라며 이런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MBN뉴스 강현석입니다.[wicked@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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