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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앨범뒤적이기] 장기하와 얼굴들 ‘내사노사’, 게임북으로 연애도 실전처럼?
입력 2016-06-25 15:32 
[MBN스타 남우정 기자] 가내수공업을 만들던 장기하와 얼굴들. 이젠 대중적 인지도를 가진 밴드로 성장해 앨범도 대량 제작이 가능한 팀이 됐지만 그 안에 재기발랄함은 잃지 않았다.

지난 16일 장기하와 얼굴들(이하 장얼)은 정규 4집 앨범 ‘내 사랑에 노련한 사람이 어딨나요를 발표했다. 약 2년만에 발표하는 새 앨범으로 평범한 사랑에 대한 열 가지 이야기를 그려냈다.

◇ 장얼표 폰트와 줄임말

장얼은 이번 앨범을 통해서 사랑에 서툴고 어설픈 이들이 공감할만한 가사를 준비했다. 그래서 앨범 타이틀도 ‘내 사랑에 노련한 사람이 어딨나요다. 이 긴 제목은 줄여서 ‘내사노사라고 불린다.

앨범 타이틀은 남색의 앨범 커버에 독특한 폰트로 크게 새겨져 있다. 그리고 글자 안에는 작은 숫자와 알파벳이 써있는데 그 순서대로 글자를 읽어나가면 된다. 그냥 아무렇지 않게 배열된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사노사라는 줄임말을 강조하기 위해 배치다.

앨범은 전체적으로 남색과 흰색으로만 이루어진 심플한 디자인이다. 그림이나 사진이 단 하나도 없다. 그렇지만 앨범 수록곡들의 제목을 쓴 독특한 폰트가 앨범 재킷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여준다. 다 똑같은 모양 같지만 자세히 보면 곡 제목마다 글자 폰트 모양이 다르다. 장얼만의 스타일이 드러난다.

◇ 장얼과 함께 짝찾기…‘게임북

이번 앨범에는 CD 케이스 말고도 스페셜 부록 하나가 함께 담겨 있다. 과거 풍선껌과 함께 실렸던 조각 만화를 다시 보는 느낌이다.

‘괜찮아요 콩닥콩닥게임북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부록은 김인엽 작가가 작업한 것으로 ‘내사노사라는 타이틀에 맞게 사랑에 고수가 되고 싶은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 과거 출판도서 ‘새소년에서 출간됐던 ‘러브러브게임을 오마주했으며 여자주인공이 세 명의 남자와의 만남을 통해서 연애팁과 동시에 솔로들에겐 가상 연애 시물레이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내사노사라는 타이틀에 딱 맞아 떨어지는 앨범 구성물이다.

실제로 이 게임북엔 장얼의 멤버 정중엽, 전일준, 이종민이 캐릭터로 등장한다.(작가는 멤버들의 실제 인물을 사용하였으나 이들의 성격과 외모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앨범에 수록된 가사에서 따온 모티브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어 찾는 재미를 더했다.

◇ 초심을 찾아간 장얼

게임북 외에도 장얼은 수제맥주 전문업체와 손잡고 ‘ㅋ라는 이름의 맥주를 출시했고 뮤직비디오도 타이틀곡 ‘빠지기는 빠지더라와 ‘ㅋ까지 제작했다. ‘빠지기는 빠지더라는 매번 직접 뮤직비디오를 찍던 장기하가 처음으로 전문가에게 맡긴 작품이다. 직접 가내수공업으로 앨범을 제작했던 장얼의 달라진 모습이다.

하지만 음악은 초심을 찾아갔다. ‘싸구려 커피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장얼은 많아진 멤버수에 비례해 묵직해지고 가득한 사운드를 이번 ‘내사노사에선 빼내려고 노력했다. 사운드적으로 여백이 많지만 그만큼 장얼의 재치 넘치는 가사는 더 잘 들린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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