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주먹구구'로 운영된 학교전담 경찰관…순찰차에서 상담하기도
입력 2016-06-25 15:14 
부산 학교전담 경찰관 / 사진=MBN
'주먹구구'로 운영된 학교전담 경찰관…순찰차에서 상담하기도



부산에서 학교전담경찰관이 여고생과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드러나 전국적인 공분을 사면서 학교전담경찰관제가 무엇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학교전담경찰관제도는 학교폭력을 예방하자는 취지로 2012년 6월부터 전국 16개 지방경찰청에서 일제히 시행됐습니다.

도입 당시 경찰청은 경찰관 1명이 10개 학교를 담당하도록 하는 운영지침을 내려보냈습니다.

그러나 경찰관 부족으로 대부분의 지방경찰청에서는 1명의 경찰관이 12∼16개 학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사건이 난 부산지방경찰청의 경우 학교전담 경찰관 50명(남자 36명, 여자 14명)이 초·중·고 638개 학교를 담당합니다.

경찰관 1명이 대략 12개 학교를 담당하는 셈입니다.

학교전담 경찰관은 일선 경찰서 여성청소년계와 여성청소년수사계에 소속해 있습니다.

이들은 출근하면 상관에게 당일 근무 일정을 보고한 뒤 외근을 나와 담당 지역 학교 주변을 순찰하거나 비행 청소년과 상담하며 선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열린상담교실을 운영하거나 학교폭력 예방강연도 합니다.

문제는 담당 경찰관의 학교배정이 대부분 지역별로 배치되다 보니 상담의 전문성을 기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1명의 경찰관이 지역 내 초등생, 중학생, 고교생 등 학력별 단계 없이 모든 학생을 상대해야 합니다.

더구나 경찰관이 단순히 지역별로 배치되다 보니 남녀 구분 없이 상담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경우도 허다하게 생깁니다.

이번 부산 사건도 이제 갓 서른을 넘긴 젊은 남자 경찰관이 여고생을 상담·관리하면서 일어났습니다.

이에 대해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요즘에는 남녀공학 학교가 많다 보니 경찰관을 남녀별로 나눠 관리를 맡기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상담 장소가 지정된 곳이 없는 것도 문제입니다.

학교 안에 상담소가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해 학교 주변 문구점 등에 마련된 배움터지킴이에서 상담이 이뤄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경우는 경찰관의 차량안에서 상담이 이뤄지기도 합니다.

아동청소년 보호단체에서는 경찰관을 지역별로 배치하는 것보다는 학년 단계별, 남녀학생별 등으로 나눠 전문성을 높이고, 성문제 등 청소년들이 예민하게 여길만한 상담 등은 반드시 여성경찰관이 맡도록 하는 운영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부산에서는 지난 24일 학교전담 경찰관 2명이 자기가 맡은 학교의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었다가 문제가 됐지만 징계 없이 사표가 수리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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