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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마프’②] 노희경표 인간에 대한 연민, 꼰대들이 화룡정‘점’을 찍다
입력 2016-06-25 12:26 
[MBN스타 금빛나 기자] tvN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는 쉽게 말하는 드라마의 성공요소를 찾아보기 어렵다. 예쁘고 잘생긴 남녀청춘스타의 로맨스를 그리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막장요소도 찾아보기 어렵다. 앞으로 내세운 주인공들 또한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살아있다”고 외치는, 좋게 말해 ‘황혼 청춘 속된 말로하자면 ‘꼰대들이다.

극중 완(고현정 분)처럼 요즘 꼰대들의 이야기를 누가 봐”라고 말할 법 하지만, ‘디어 마이 프렌즈는 잘 나간다. 꾸준한 시청률 상승을 이루더니 5.9%(닐슨코리아, 유료케이블가구, 전국 기준)까지 올랐으며, 이에 대한 평 또한 무척이나 긍정적이다.

‘꼰대들의 인생찬가 ‘디어 마이 프렌즈가 안방극장에 울림을 줄 수 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인간을 향한 노희경 작가의 연민과 공감이 극에 따뜻하게 녹아내렸기 때문이다.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묵직하지만 이를 유쾌하고 발랄하게 건들이면서 나이든 시청자들에게는 공감을, 젊은이들에게는 이해를 전해주는 것이다.


여기에 ‘연기 어벤져스라고 불릴 정도로, 평균 나이 70대, 연기 경력 50년, 이른바 ‘연기 좀 한다는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막내가 46세의 고현정인 ‘디어 마이 프렌즈는 신구(79), 김영옥(78), 나문희(74), 김혜자(74), 주현(73), 윤여정(69), 박원숙(67), 고두심(65)이 노희경 작가가 말하는 ‘디어 마이 프렌즈의 평범하고도 꼰대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드라마를 보는 것이 아닌 남의 인생을 몰래 엿보는 것 마냥, 이들의 연기는 연기인지 실생활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고, 그만큼 더 큰 울림을 전해준다.

노희경 작가는 ‘디어 마이 프렌즈를 통해 다양한 인간의 군상을 보여주고 있다. 남편이 죽인 이후 엄마가 아빠보다 먼저 죽었어야 했는데. 엄마는 아빠 없이 아무것도 못 한다”는 자식들의 말에 홀로서기를 시작한 희자(김혜자 분)와 가부장적인 짠돌이 아빠 석균(신구 분) 무심한 남편 옆에서 시집살이를 견디고 고생하다가 반기를 든 정아(나문희 분) 간섭받기 싫어 독립한 마마걸 완(고현정 분)과 하나밖에 없는 딸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 간섭하는 난희(고두심 분). 어디 그 뿐인가. 아내를 떠나보낸 후 첫 사랑 희자에게 다시 마음이 뜀을 눈치채고 황혼의 로맨스를 그리는 성재(주현 분)와 가족 및 일가친척들의 뒷바라지를 하다가 혼기를 놓쳐 평생 처녀로 살게 된 충남(윤여정 분)까지 어느 하나 이해가지 않는 인물이 없다. 심지어는 남의 말 옮기기 좋아하는 기자(남긍미 분)와 그녀의 친구들, 특별출연이라고 쓰고 매회 출연 중인 연하(조인성 분)와 민호(이광수 분) 또한 각각의 인생과 결핍, 그리고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고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판타지나 드라마 특유의 우연성 및 복잡한 관계를 찾아볼 수 없다. 모두 다 주위에서 볼 법한 이야기들과 한번쯤 만나 봤을 법한 인물들이다. 복잡하게 꼬이는 인물이 없어 ‘디어 마이 프렌즈에는 특별출연이 이어지며, 난희의 새로운 러브라인은 기존에 있었던 이들이 아닌 자신의 단골가게 손님이었던 일우(장현성 분)이다. 이렇게 하나 둘 씩 새로운 인물들이 나타나는 모양새는 살다보면 좁지만 넓은 세상을 살아가는 듯한 우리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디어 마이 프렌즈는 모든 인물들의 상처와 결핍을 담담히 보여주면서 이들의 말에 귀 기울인다. 어느 하나 불쌍하지 않은 사람이 없어 다들 가엾고 응원하고 싶지 않은 이들이 없다. 대표적인 예로 혹독한 시집살이를 견디다 못하고 집을 얻어 가출해 버린 정아와, 떠난 아내를 보고 비로소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고 이를 고치려고 노력하는 석균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인생이 마냥 안타깝고, 이들이 나아갈 새로운 삶을 응원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응원하는 동안 시청자들은 ‘너의 이야기를 듣든 것 같지 않고 ‘나의 이야기를 듣는듯한 착각을 주며, 더 나아가 우리 부모님, 그리고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 같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나였으면 좋겠다 싶은, 이입해서 볼 만한 주인공은 없지만, 정신 차리고 보면 몰입하다 못해 극에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는 모두 시한부다. 오늘 지금이 이 순간이 가장 젊은 한 때”라는 완의 말처럼 ‘디어 마이 프렌즈의 노희경 작가는 ‘황혼 청춘들에게 있어 가장 젊은 한 때의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노희경이 벌린 판에 ‘꼰대 배우들이 화룡점정은 찍은 ‘디어 마이 프렌즈는 ‘재밌다는 말 한마디로 치부하기엔 깊은 여운을 남기며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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