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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V타임머신] 메디컬 드라마, ‘멜로 중독’ 시청자 위한 ‘처방전’
입력 2016-06-25 12:25 
1분1초가 빠르게 지나가는 요즘, 본방사수를 외치며 방영일 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날은 점점 줄고 있습니다. 클릭 한 번만으로 지나간 방송을 다운 받고, 언제든 보고 싶은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시대입니다. 모든 것이 빨리 흘러가는 현재, 지난 작품들을 돌아보며 추억을 떠올리고 이를 몰랐던 세대에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유지훈 기자] 방송사는 천편일률적인 드라마의 주제에 대해 고민했고 장르물이라는 대안을 선택했다. 수사물, 법정물, 사회물, 정치물 등 이제는 소재에 따라 색다른 재미를 가진 작품들을 브라운관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수많은 장르물 가운데 대한민국 시청자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것은 단연 ‘의학물이다. 최초의 메디컬드라마는 1980년 KBS에서 방송된 ‘소망이었다. 신구, 노주현, 백윤식이라는 굵직한 배우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었다. 나름의 참신함으로 3년간 시청자들의 일요일 아침을 책임졌다. 그리고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메디컬 드라마의 전성기가 시작됐다.

◇1994 ‘종합병원
MBC ‘종합병원은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시청자들이 가장 사랑한 메디컬 드라마다. 이재룡, 신은경, 전광렬, 전도연, 구본승, 채림, 박소현 등 당시 ‘청춘스타라고 불렸던 배우들이 다수 등장했다.

메디컬드라마 가운데 초기작품인 만큼 완성도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본래는 ‘의학전문드라마라는 타이틀을 내걸었으나 갑자기 주인공들의 러브라인이 부각됐던 것. ‘무늬만 의학 드라마라는 꼬리표가 달리긴 했으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사랑했던 메디컬 드라마 중 하나로 손꼽힌다.

◇1999 ‘허준

1999년 전국을 강타했던 드라마가 있다. 바로 사극 메디컬드라마인 MBC ‘허준이다. 당시 최고 시청률 63.5%를 기록하며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이는 ‘첫사랑 ‘사랑이 뭐길래 ‘모래시계에 이은 역대 시청률 4위의 기록이었다.

여자 주인공이었던 황수정은 동양적인 미모와 청순한 이미지로 ‘예진아씨라는 별명과 함께 국민 며느리 감으로 꼽혔다. 개그프로그램에서는 감초 역할을 맡은 임현식을 너도나도 따라했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한동안 한의학 붐이 일기도 했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허준의 일대기를 드라마에 잘 녹여냈다는 평을 받았다. 중반주 허준(전광렬 분)-예진(황수정 분)의 러브라인이 중점적으로 다뤄져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회 허준이 온 힘을 다해 백성을 살리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은 의학드라마 팬이라면 누구도 잊지 못할 명장면으로 자리 잡았을 것이다.

◇2007 ‘하얀거탑

가장 굵직한 메디컬 드라마는 단연 MBC ‘하얀거탑이다. 여류 소설가 야마사키 도요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었으며 일본에서도 세 차례나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하얀거탑은 의술이 아닌 ‘의사라는 직업에 집중했다. 한 번의 수술로 울고 웃는 최도영(이선균 분), 욕망과 출세를 좇는 장준혁(김명민 분), 승부욕을 숨긴 노민국(차인표 분)이라는 각기 다른 성향의 의사 캐릭터가 병원의 권력싸움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조금의 러브라인 없이 시청자를 압도하는 시나리오, 배우들의 열연, 장준혁이라는 전무후무한 캐릭터가 단연 압권이었다.

◇2007 ‘뉴하트

‘하얀거탑이 종영한 후 같은 해 12월, 제목처럼 시청자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든 의학드라마가 방송됐다. ‘뉴하트는 흉부외과를 배경으로 의사와 레지던트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드라마로 지성과 김민정, 조재현이 주연을 맡았다.

‘뉴하트는 의술에 초점을 맞춰 병원의 위급한 상황을 잘표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조재현은 ‘진짜 의사의 마음가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지성-김민정의 러브라인은 극의 재미를 더했다. 당시 경쟁작이었던 ‘쾌도 홍길도과 ‘불한당을 꺾고 수목극 절대강자로 군림했다.

◇2010 ‘신의 퀴즈

OCN ‘신의 퀴즈는 메디컬 드라마가 시즌제로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매해 새로운 시즌으로 호응을 이끌었다. 의문사, 희귀병과 관련된 사건들의 부검을 전담하는 한국대학병원 법의관 사무소 전문의들이 주인공이었다.

주인공들은 매회 의문사가 발생하면 법의관 사무소 전문의들은 ‘신이 내린 퀴즈라는 이 희귀병에 얽힌 비밀을 밝혀냈다. 여기에 수사물로서의 요소가 첨가되며 ‘수사물+의학물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여기에 국내 시즌제 드라마의 고질병이라고 꼽히는 ‘주인공 교체가 없었다는 것만으로 의미는 컸다.

◇2011 ‘브레인

KBS2 ‘브레인은 성공에 대한 강한 욕망을 지닌 뇌 질환 전문 신경외과 의사 이강훈(신하균 분)이 진정한 멘토 김상철(정진영 분)을 만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드라마다. 신하균-정진영이라는 충무로 대표 배우를 브라운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시청자들의 기대를 받았다.

‘브레인의 가장 큰 화제성은 신비로운 ‘뇌에 있었다. 드라마에서는 다소 생소한 ‘뇌라는 소재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일부러 수술 중 환자를 깨워서 중요 부위를 자극하며 진행하는 ‘각성 수술(awake surgery), 강훈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 지혜의 반짝이는 ‘러브 브레인 등 현실성 있는 뇌 관련 이야기들이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2014 ‘닥터 이방인

‘닥터 이방인은 천재 탈북 의사가 한국 최고의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의사 집단에 끼지 못하고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SBS 드라마다.

북에서 자란 천재의사 박훈(이종석 분)과 한국 최고의 엘리트 의사 한재준(박해진 분)이 남북 최대의 작전을 펼쳤다. 메디컬-첩보-멜로물라는 세 가지 장르를 혼합한 점이 돋보였다.

초반부에는 호평을 받았으나 이후 세 가지 장르가 혼합됐다는 것 때문에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복합장르에 도전했다는 점, 이종석-박해진-진세연-강소라라는 신인 배우를 조명했다는 것만으로 의미는 깊다.

◇2016 ‘닥터스

지난 20일 SBS와 KBS2는 수목드라마라는 타이틀로 ‘메디컬 드라마라는 장르를 동시에 꺼냈다. SBS는 박신혜-김래원 주연의 ‘닥터스, KBS2는 장혁 주연의 ‘뷰티풀 마인드였다.

같은 의학드라마지만 내용과 톤은 전혀 다르다. ‘닥터스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 벌어지는 따뜻한 변화를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담는다. 반면 ‘뷰티풀 마인드는 공감 제로 천재 신경외과 의사 이영오(장혁 분)가 환자들의 죽음에 읽히며 벌어지는 과정을 담는다. 성장 드라마, 미스터리물이라는 뚜렷한 개성을 엿볼 수 있다.

[변두리 퀘스천] ‘순풍산부인과는 메디컬 드라마인가요?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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