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브렉시트 국민투표, 지역별 갈등 확연히 나타나
입력 2016-06-25 08:34 
영국 EU 탈퇴 / 사진=MBN
브렉시트 국민투표, 지역별 갈등 확연히 나타나



국의 유럽연합(EU) 이탈을 결정한 국민투표는 영국 사회의 해묵은 세대, 계층, 지역별 갈등을 극심하게 노출했습니다.

41년 만에 EU 잔류와 탈퇴 중 하나를 선택하는 단순한 투표였지만 청년층·노년층, 부유층·서민층, 스코틀랜드와 런던·스코틀랜드와 영국 중부와 남부 등 입장이 뚜렷이 갈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온갖 불만이 표출됐으며 찬반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면서 갈등과 대립은 더욱 증폭됐습니다.
투표 결과는 절반에 가까운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좌절시켰습니다.


투표 운동이 통합에 보탬이 됐다는 평가는 거의 없다. 국민들의 70%가 '분열적'이었다고 인식했습니다. (유고브 6월16~17일 여론조사)

정치인은 물론 재계와 학계, 문화계 등에서도 수많은 인사들이 남아야 하는 이유들과 떠나야 하는 이유들을 내놓고 찬반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찬성 측 인사들이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면서 꺼낸 이유들은 오늘의 영국민들이 느끼는 정치·경제· 사회에 대한 불만들의 다른 표현입니다.

곪은 상처들이 투표를 계기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입니다.

언론들도 거들었습니다. 정론지들과 타블로이드 대중지 대부분이 찬반 입장을 정하고 독자들에게 호소했습니다.

인권 활동가로 EU 잔류 캠페인을 펼친 노동당 조 콕스 의원이 극우성향으로 드러난 52세 남성이 쏜 총과 흉기에 맞아 숨진 사건은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격화된 갈등과 대립의 연장선에서 불거진 사건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더 큰 문제는 분열과 갈등을 봉합하고 상처를 치유해야 할 여당이 이런 갈등과 분열을 이끌었다는 대목입니다.

영국 정치권에서 EU 논쟁은 전통적으로 보수당의 것이었습니다.

이번 투표도 2010년 총선에서 보수당이 13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하면서 비롯됐습니다.

당내 탈퇴파의 압력과 EU 잔류를 지지하는 연립정부 파트너인 자유민주당 사이에 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돌파구로 삼아 꺼내든 것입니다.

투표를 앞두고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내각에서만 6명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찬성 진영에 합류하는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찬성 진영을 이끈 보리스 존스 전 런던시장도 보수당 의원입니다.

전체 보수당 의원이 절반 정도씩 갈려 서로를 향해 비난과 독설들을 주고받았습니다.

브렉시트가 결정되면서 결국 캐머런 총리가 10월까지 사퇴하겠다고 발표, 영국 정치권은 격랑으로 접어들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