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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대형 인프라사업 4건 떴는데 수주전서 한국 낙오 우려
입력 2016-06-24 15:32  | 수정 2016-06-24 15:51

지난 1월 공식 출범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25~26일 베이징에서 1차 연차총회 개최에 앞서 24일 4건의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 발주에 나섰다. 총회 후 사업자 선정 절차에 들어가는 만큼 각국 정부와 관련 기업들은 AIIB 첫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물밑에서 치열한 각축을 벌일 전망이다.
24일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AIIB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인도네시아 빈민가 인프라 개선사업 △방글라데시 전력배전망 개선·확장사업 △타지키스탄 국경도로 개선사업 △파키스탄 고속도로 건설사업 등 4건 프로젝트 발주 절차에 돌입했다. 프로젝트 총 규모는 23억8400만달러에 이른다. 이 중 AIIB가 부담하는 융자 규모는 5억800만 달러다. 베이징 총회이후 AIIB는 본격적인 사업자 선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AIIB가 발주를 예고한 프로젝트 가운데 ‘소르코트~카네왈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파키스탄 펀자브 주 쇼르코트와 카네왈을 잇는 4차선 고속도로(64km)를 건설하는 것이다. 사업비 2억7300만 달러로 AIIB와 아시아개발은행(ADB)이 각각 1억 달러씩 융자를 제공한다. ADB와 AIIB가 함께 참여하는 첫 프로젝트인 셈이다. 일본이 주도하는 ADB와 중국이 주도하는 AIIB는 경쟁관계인 동시에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타지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국경을 연결하는 도로 개선사업은 유럽부흥개발은행(EBRD)과 공동으로 융자하기로 했다. AIIB가 EBRD와 함께하는 첫 프로젝트로 사업비 규모는 약 1억 달러다. AIIB가 2700만 달러, EBRD가 6300만 달러 융자를 책임지게 된다.

2억6200만 달러 규모인 방글라데시 전력배전망 개선·확장사업은 4건 프로젝트 중 AIIB 융자 규모가 두 번째로 크다. AIIB는 이 프로젝트에 1억6500만 달러 융자를 제공할 예정이다. 7900만 달러는 방글라데시 정부가 지급한다. AIIB는 이 사업으로 산간지역에 거주하는 방글라데시 주민 1250만 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빈민가 인프라 개선 사업은 17억4300만 달러 규모로 가장 큰 프로젝트다. AIIB 융자 규모도 2억1600만 달러로 4건 중 가장 많다. 세계은행(WB)도 AIIB와 같은 규모로 자금을 지원한다. AIIB와 WB는 이 사업으로 인도네시아 154개 낙후 지역에 거주하는 9700만 명 주민의 정주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엔지니어링사와 건설사들도 AIIB 첫 프로젝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방글라데시와 인도네시아 프로젝트에 일부 업체들이 참여하는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건설사들은 다자개발은행( MDB) 협조융자 프로젝트 경험이 부족해 실제 수주까지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적지 않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기준으로 WB와 ADB 발주사업 중 우리 기업이 수주한 비율은 각각 0.68%와 6.69%에 불과하다.
프로젝트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도 턱없이 부족해 대책이 시급하다. 한 엔지니어링사 임원은 AIIB에서 프로젝트가 나온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구체적인 정보를 국내에서 구하기 어렵다”며 지금부터 준비해서 수주할 수 있을 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를 제외하면 우리 업체들에게 생소한 지역이라는 점도 AIIB가 발주한 첫 프로젝트 수주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타지키스탄의 경우 우리나라 건설사가 지금까지 수주한 총 누적수액은 겨우 825만달러에 그친다. 현재 도화엔지니어링이 2건의 시공감리를 맡고 있는 게 전부일 정도 생소한 지역이다.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는 타지키스탄 보다는 덜 낯선 지역이지만 최근 수주액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다. 올 1~5월 파키스탄·방글라데시 수주액은 각각 7190만달러·1억1154만달러에 불과하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우리가 원하는 지역에 수익성이 좋은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직접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기획해야 한다”며 아시아 인프라시장에 대한 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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