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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여 안녕… 최용수답게 떠나다
입력 2016-06-22 21:23 
당당하게 왔다가 시크하게 떠나는 독수리 최용수. 사진(상암)=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윤진만 기자] FC서울 최용수 감독은 최용수답게 정든 서울과 이별했다.
22일 안산경찰축구단과의 FA컵 16강전에서 감상에 젖거나, 주인공인양 연기를 하지 않았다. 평소와 다름없이 기술지역에 서서 선수들을 나무랐고, 독려했으며, 가볍게 골 세리머니를 했다. 그리고 서울 팬들을 가장 기쁘게 할 승리(2-1)를 선물했다.

평소 도발과 유머를 즐기는 그답게 마지막 날이라고 누구를 배려하지도 않았다. 후임 감독인 황선홍이 '좀 도와달라'고 간청했다고 하는데, 다카하기 오스마르 고요한 고광민 김원식 박주영 등 주전급 선수를 이날 대거 내보냈다. "로테이션을 시키지 않아 아따 이놈, 할 지 몰라도 그건 황 감독 사정"이라며.
떠난 최용수 향한 서울 팬들의 특별한 배웅. 사진(상암)=천정환 기자

이 또한 최용수 방식이었다. 매 경기 이기기 위해 경기를 준비했다는 그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팀을 FA컵 8강에 올려놓을 의무가 있다"며 로테이션을 최소화한 이유를 댔다. 패했다면 선배 황선홍으로부터 잔소리를 들었겠지만, 승리했으니 그런 잔소리가 뭐 대수랴.
최 감독은 윤주태가 골을 터뜨릴 때에도 특유의 시크한 표정으로 박수만 보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그는 묵묵히 경기를 지켜봤다. 사진(상암)=천정환 기자

최 감독은 이 경기를 끝으로 선수, 코치, 감독으로 십수년을 함께한 서울을 떠난다. 1년 전 거절한 중국 장쑤 쑤닝의 거액 제안을 받아들었다. 감상에 젖기보단 "백지 상태에서 새롭게 시작한다. 중국의 세계적인 감독들과 재미난 게임 해보고 싶다"며 웃었다.
"서울의 영웅 최용수 잊지 않겠다"는 말로 작별 인사한 서울 팬들은 29일 성남FC와의 홈경기에서 새 수장 황선홍을 맞이한다. 독수리는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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