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장은 `브리메인`에 베팅…亞증시 급반등
입력 2016-06-20 17:37  | 수정 2016-06-20 20:16
20일 브렉시트 우려가 완화될 조짐이 보이자 코스피가 1980선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에서는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7.72포인트(1.42%) 올라 1981.12에 마감한 시세판이 선명하다. [한주형 기자]
지난 16일 조 콕스 노동당 의원 피살 이후 영국 내 여론이 브리메인(Bremain·영국의 유럽연합 잔류) 쪽으로 빠르게 돌아서면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반등했다. 투자자들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이 낮은 쪽으로 베팅하자 '안전자산 하락, 위험자산 상승'이라는 되돌림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2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72포인트(1.42%) 상승한 1981.12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도 1.49% 반등했다. 그동안 브렉시트 우려에 따른 엔고 여파로 낙폭이 컸던 일본 닛케이지수는 이날 2.34% 급반등한 1만5965.3으로 마감해 1만6000선을 눈앞에 뒀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약해지면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값은 직전 거래일보다 11.9원 상승한 1160.8원으로 마감했다.
미국 금리 인상 연기, MSCI 신흥지수에 중국 A주 편입 불발에 이어 또 다른 악재인 브렉시트도 무사히 넘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영국 국민투표에 앞서 노동당 의원이 피살되는 등 브렉시트를 둘러싼 정치 논쟁이 심화되자 지난 17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잔류 의견이 탈퇴 의견을 1%포인트 앞질렀다. 하루 뒤에는 그 격차가 3%포인트로 벌어졌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론조사 결과 브렉시트 리스크가 줄어듦에 따라 글로벌 자금의 되돌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코스피의 경우 브렉시트 이슈가 불거지기 전 수준인 2000대 초반까지는 이른 시일 내에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8일까지만 해도 코스피는 2027.08까지 올라 연고점을 경신했지만 지난 10일 브렉시트 여론조사에서 찬성 의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지난 16일 1951.99까지 밀렸다.
저점 매수 추천도 잇따르고 있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에 조금씩 주식 비중을 늘려 두는 게 낫다는 주장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가 나온 후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뒤늦은 대응이 될 것"이라며 "그전에 증시가 일시적으로 조정받을 때마다 주식 비중을 늘려가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향후 '안도 랠리'가 대형주 위주로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투자 분석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17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1200억원 순매수, 코스닥시장에서 690억원 순매도를 보였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 투자 흐름이 바뀌고 있다"며 "다음달 공매도 공시제 도입을 앞둔 상황에서 그동안 주식을 빌리기 쉬워 공매도가 성행했던 대형주 위주로 수급상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향후 장세를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국민투표 결과는 나와봐야 아는 것이고, 설령 영국이 유럽연합에 남는다 해도 다음달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등 글로벌 거시경제 악재는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거래량을 줄이고 불확실성이 사라지기만을 기다리는 것도 같은 이유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2분기 기업 실적도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매수 전략을 펴기에는 위험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한예경 기자 /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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