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펀드도 해외투자가 대세…올해 신규설정 58% 차지
입력 2016-06-20 17:36  | 수정 2016-06-20 20:05
국내 공모펀드 시장을 이끌어온 국내 주식형 펀드가 자산운용업계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국내 증시 장기 성장에 대한 낮은 기대감으로 자금 썰물 현상이 지속되자 운용사들이 해외 자산 쪽으로 역량을 옮기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자산에 투자하는 신규 설정(클래스 추가 포함) 펀드 수는 모두 135개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해외 펀드는 186개로 전체 신규 펀드 가운데 약 58% 비중을 차지했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2008년까지 브릭스(BRICs)·일본·중국 등 해외 펀드로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긴 후 해외 펀드 출시를 자제해왔으나 지난해를 시작으로 해외 펀드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신규 출시한 국내 펀드 수는 1802개로 해외 펀드(802개)를 2배 이상 웃돌았다.
그러나 중국 증시 열풍에 편승해 중국 펀드가 쏟아졌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국내 자산 기피 현상이 강해졌다. 특히 국내 주식형 펀드는 연초 후 새로 출시한 상품이 15개에 불과해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42개)의 3분의 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 추세라면 지난 10년간 국내 주식형 펀드 출시가 가장 적었던 2013년 43개에도 못 미칠 전망이다.
자산운용사들이 국내 주식형 펀드 출시에 소극적인 이유는 당분간 국내 증시를 기초자산으로 자금을 모집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3개월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순유출된 자금은 약 4조5000억원인데 이 중 2조원가량은 코스피 2000선 전후의 차익실현성 레버리지·인덱스펀드 환매가 아닌 일반 액티브펀드에서 빠졌다. '신영밸류고배당' '메리츠코리아' 'KB밸류포커스' 등은 최근 3개월 동안 설정액이 각각 1000억원 이상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3개월간 300억원 이상 순유입된 국내 액티브펀드가 전무할 정도로 상황이 안좋다"며 "자금 썰물 현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전략을 들고나오기보다는 해외 주식이나 채권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부문에서는 현재 42개 주식형 펀드가 신규 설정돼 전년 대비 급증했던 2015년(68개)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해외 펀드의 경우 재간접형(펀드에 투자하는 펀드)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와 해외 주식형 펀드 숫자는 차이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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