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뜨는 베트남, ETF로 실시간 투자
입력 2016-06-20 17:36 
베트남 주가지수에 실시간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다음달 초 국내 증시에 처음 상장된다. 베트남은 중국의 뒤를 잇는 차세대 '세계의 공장'으로 최근 급부상하면서 고성장 지역을 찾아 움직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베트남 ETF가 상장되면 공모펀드 대비 절반 이하의 저렴한 비용으로 실시간으로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이 생기게 된다.
20일 한국거래소와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KINDEX베트남' ETF를 다음달 1일께 한국거래소에 상장시킬 예정이다. KINDEX베트남 ETF는 베트남 호찌민거래소에 상장된 베트남 대표 기업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VN30지수를 추종한다.
'베트남판 다우지수'로 불리는 VN지수에는 바오베트그룹(보험) 호찌민시인프라투자(건설) 사이공증권(증권) 킨도(식품) 흥브옹(수산) 탄타오투자(부동산) 등 시가총액이 크면서 거래가 많이 되는 종목들이 포함돼 있다. VN지수는 '브렉시트' 등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최근 3개월간 5%나 올랐다.
KINDEX베트남 ETF는 대신증권이 VN30지수를 구성하는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해당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한국투신운용이 스왑(맞교환) 계약을 맺어 가져오는 형태의 합성 ETF다. 스왑 방식으로 운용되는 이유는 베트남 증시의 종목당 외국인 최대 투자한도가 49%로 제한돼 있어 대형 우량주는 대부분 직접 투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증권도 직접투자가 어려운 만큼 베트남 주식을 많이 보유한 현지 증권사 및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개별주식 스왑 계약을 맺고 수수료를 주고 투자손익을 정산하는 방식의 상품을 내놨다.
앞서 한국운용이 2006년 11월 처음 설정한 한투베트남펀드를 비롯해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주요 운용사들이 이미 10여 개 베트남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베트남 ETF가 눈길을 끄는 것은 거래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기존 베트남 펀드(한투베트남그로스 C클래스 기준)는 투자비용이 판매보수 연 1.5%, 운용보수 연 0.8% 내외로 연간 총투자비용이 2%를 넘는다. 펀드슈퍼마켓을 이용하면 판매보수를 0.35%까지 낮출 수 있지만 그래도 총투자비용은 1.3%에 달한다.
반면 ETF는 주식처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투자자가 직접 거래하는 구조여서 판매보수가 따로 없다. 또 일반 주식과는 달리 매도할 때 내는 거래세 0.3%도 면제된다. 운용보수와 사무수탁보수를 합한 총투자비용이 0.7% 선으로 일반 펀드 대비 절반 또는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투자자가 원할 때 실시간으로 주식처럼 손쉽게 사고팔 수 있다는 점도 ETF의 강점이다. 베트남 증시 개장시간이 한국 시간으로 오전 11시~오후 3시 45분이어서 우리 증시가 열려 있을 때는 현지 실시간 지수가 가격에 반영된다.
일반 주식형 펀드는 당일 오후 5시 이전에 매수 신청을 하면 영업일 기준 하루 이후, 오후 5시 이후에 신청하면 이틀 후에나 실제 주문이 접수된다. 펀드를 환매할 때는 더욱 불편하다. 오후 5시 이전에 환매 신청을 해도 지금은 7거래일 후에나 환매자금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높은 경제성장률과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하반기에도 베트남 증시 전망이 밝다고 보고 있다. 이소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베트남의 글로벌 IT업체에 대한 생산기지 역할 확대와 내수시장의 잠재력을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면서 "올해 하반기나 내년에 외국인 투자한도가 늘어나면 수급 측면에서 좀 더 강세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합성 ETF여서, 현물 주식에 60% 이상 투자해야 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비과세 해외주식전용계좌로 투자할 수 없다는 게 아쉬운 대목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측면에서는 ETF가 유리하지만, 투자 규모가 커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라면 비과세 전용 주식펀드를 택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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