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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그레거-카스티요, 서로 다른 임무와 기대치
입력 2016-06-20 15:28 
넥센이 새 외인투수 스캇 맥그레거의 영입소식을 발표했다. 기존 코엘로의 잦은 볼넷에 실망한 넥센은 공격적인 성향의 맥그레거를 선발진에 새로 합류시켰다. 사진=넥센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넥센과 한화가 같은 날 두 시간의 시차를 두고 똑같이 새 외인투수 영입을 발표했다. 현재 양 팀이 처한 상황이 매우 다르기에 이들이 팀에 불러올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넥센은 20일 오전 우완투수 스캇 맥그레거(30)와 총액 15만불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곧이어 한화 역시 새 외인투수 파비오 카스티요(27)를 총액 25만불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각 팀들의 순위싸움도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외인선수 성적이 팀 전력에 중요요소로 자리 잡은 가운데 공교롭게 같은 날 넥센, 한화가 외인투수 영입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렇지만 두 선수의 팀별 주어질 상황, 그리고 기대치는 다른 편이다.
우선 넥센은 기존 외인투수 로버트 코엘로와 갑작스러운 이별을 단행했다. 지난 16일 미국 언론인 마이센트럴뉴저지를 통해 미국 독립리그 소속이던 맥그레거의 KBO리그행 소식이 전해졌다. 자연스럽게 코엘로의 방출 소식도 알려졌다.
코엘로는 올해 12경기에 나서 6승5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했다. 인상 깊지는 않았지만 준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다소 의아했던 부분. 그러나 62이닝 동안 무려 42개의 볼넷을 허용하는 등 제구력 측면에서 실망감을 안겼다. 개인승리는 챙겼어도 야수들을 힘들게 했다. 잦은 볼넷으로 등판 때마다 야수들을 피로하게 만든 것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또한 넥센은 올 시즌 당초 예상과는 달리 리그 3위를 달리며 순항 중이다. 박병호(미네소타)와 유한준(kt)이 빠지며 꼴찌후보로 거론됐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함께 끈끈한 경기력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체득한 승리 DNA가 팀 전체에 가득 녹여진 모습.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결과와 내용 모두 불만족스러운 코엘로를 조기에 정리한 뒤 새로운 흐름을 팀에 불어넣고자 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미 라이언 피어밴드, 신재영 등이 에이스노릇을 하고 있는 넥센은 팀에 부담을 덜어줄 선발자원이 필요했다. 특히 맥그레거는 입단 소감에서도 공격적 피칭, 타자와 승부를 피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며 염경엽 표 넥센 야구에 적합한 성향임을 강조했다.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가 빠진 현재 한화 선발진은 마땅한 자원이 없는 상태다. 새로 영입된 파비오 카스티요(사진)는 국내무대가 익숙하지 않지만 당장의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할 전망이다. 사진=한화 제공
한화는 사정이 다르다. 시즌에 앞서 우승후보로 거론됐지만 막상 개막 후에는 연전연패를 거듭했다. 김성근 감독의 무리한 투수운용과 혹사논란 등 바람 잘 날 없는 시간도 보냈다. 고전의 원인은 선발진이다.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가 부상으로 시즌 초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서 나머지 한 명의 외인투수 영입도 지지부진했다.
결국 보장액 2000만엔(한화 약 2억2천만 원)으로 알렉스 마에스트리를 영입했다. 급한 감이 있었지만 그는 시즌 초반 무너진 한화 선발진에서 나름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냈다. 하지만 5월 이후 부진에 빠지며 2군으로 내려갔고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지난 17일 경기서 마지막 1군 선발기회가 주어졌지만 1이닝을 채 마치지 못하며 방출이 가시화됐다.
아직도 한화 선발진 사정은 어두운 편이다. 로저스도 복귀 후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오른 상태다. 송은범, 윤규진, 장민재 등 토종자원들도 기복 있는 내용으로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외인투수 한 자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것.
새로 한화에 영입된 카스티요는 이러한 막중한 위기 상황 속 팀 마운드 재건임무를 맡을 전망이다. 성향 보다는 당장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부담감과 김성근 식 마운드운용을 버틸만한 구위를 갖췄는지 여부가 향후 핵심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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