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영국 조 콕스 총격범 "브리튼 퍼스트"외쳐…'극우단체의 소행?'
입력 2016-06-17 10:07  | 수정 2016-06-17 10:08
조 콕스 의원 총격 사건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발표하는 영국 극우단체 브리튼 퍼스트 지도자 폴 골딩/ 사진=브리튼 퍼스트 홈페이지
영국 조 콕스 총격범 "브리튼 퍼스트"외쳐…'극우단체의 소행?'



16일(현지시간)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 지지자인 조 콕스 영국 노동당 하원의원을 총격 살해한 범인은 범행 당시 "브리튼 퍼스트"(Britain First·영국이 우선)라고 외쳤다고 목격자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反)이민 운동에 동조해온 영국 극우단체 '브리튼 퍼스트'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반대 캠페인을 펼쳐온 콕스 의원을 노린 범행에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하지만 단체는 즉각적으로 연관성을 부인하고 나섰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보도했습니다.

'브리튼 퍼스트' 지도자인 폴 골딩은 단체 홈페이지에 올린 공식 입장 표명 영상에서 "브리튼 퍼스트는 콕스 의원 피습 사건과 관련이 없으며 절대로 그런 행동을 부추기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하원의원을 공격하는 것은 영국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며 "우리도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에 충격을 받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골딩은 용의자가 "브리튼 퍼스트"라고 외쳤다는 목격담 자체가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불과하다고 일축했습니다.

그는 "조 콕스 의원은 영국의 EU 잔류 캠페인을 펼쳤다"며 "용의자가 '브리튼 퍼스트'라고 외쳤다면 이는 우리 단체 이름이 아니라 캠페인 슬로건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브리튼 퍼스트'는 2011년 극우정당인 영국국민당(BNP)에 몸담았던 전직 당원들이 결성한 단체입니다.

영국 주류 정치와는 거리가 있고 본인들이 주장하는 회원 수가 6천명 정도로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동물 학대를 막자"거나 "종전기념일에 (순국 장병을 기리는 상징인) 양귀비꽃을 달자" 같은 악의가 느껴지지 않는 명분을 내세운 운동을 펼치며 지지자를 끌어모았습니다.

그 결과 페이스북 계정의 '좋아요' 수가 140만 개를 넘을 정도로 세를 불려 영국 내 대표적인 극우 단체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들은 인종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전통적인 영국 가치를 회복하자"거나 "이슬람화를 끝내라"고 촉구하며 반이민 운동을 전개합니다.

이 단체는 홈페이지에서 "브리튼 퍼스트는 인종과 출신 지역을 불문한 모든 대규모 이민에 반대한다"고 소개합니다.

단체는 모스크(이슬람사원)에 침입하거나 "거리를 안전하게 한다는 명목으로 '기독교도 순찰대'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이는 유럽의 난민 위기를 EU가 막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영국이 EU를 떠나 난민 대응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브렉시트 찬성론자들의 의견과 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브렉시트 반대론자였던 콕스 의원을 상대로 한 범행의 동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23일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와 관련된 것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영국 경찰에 따르면 콕스 의원은 16일 낮 12시 53분께 런던에서 북쪽으로 320㎞가량 떨어진 요크셔 버스톨에서 한 남성이 쏜 총을 맞고 흉기에 찔려 병원에 옮겨졌으나 목숨을 잃었습니다. 용의자인 토미 메이어는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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