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의 입·베조스의 펜 ‘격한 충돌’
입력 2016-06-14 15:01  | 수정 2016-06-15 15:08
역정내고 있는 트럼프 자료=매경DB

제프 베조스의 ‘펜과 도널드 트럼프의 ‘입이 또다시 충돌했다.
미국 공화당 경선주자 트럼프가 워싱턴포스트(WP) 비판 기사에 발끈하며 아마존 창업주 베조스 CEO가 소유한 WP 소속 기자들에 대해 전면 출입금지령을 내렸다. 이에 맞서 WP 편집국장은 트럼프를 끝까지 파헤치겠다”며 맞불을 놨다.
트럼프는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WP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정확한 취재와 보도를 하고 단지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언론의 성실함을 저버렸다”며 WP기자들이 자신의 선거현장을 취재할 수 있는 허가증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시대착오적인 주장을 내놓은 셈이다. 취재금지 단초가 된 것은 지난 12일 발생한 올랜도 총기테러와 관련된 트럼프 기사다. WP는 이날 트럼프가 오바마 대통령이 올랜도 총격 사건과 연관됐다는 주장을 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트럼프는 올랜도 테러범 마틴 오마르가 아프가니스탄계인 것을 겨냥해 내가 대통령이 되면 테러 관련국으로부터 이민을 전격적으로 중단하겠다” 밝힌 후 오바마가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이라는 용어조차 사용하지 않는데 뭔가 있다”며 근거없는 음모론을 제기한 데 대한 비판 기사였다. 이 기사는 잠시 후 트럼프측 항의로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과 올랜도 총격사건을 연결짓는 것 같다”는 제목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제목만 바뀐 것에 만족하지 않은 트럼프측이 결국 WP 기자들을 자신의 선거현장에서 퇴출 시킨 것이다. 앞서 WP는 또 트럼프가 카지노호텔 경영에 실패해 투자자에게는 막대한 피해를 줬지만 자신은 연봉, 보너스, 각종 명목으로 수백만 달러를 챙겼다”고 대서특필한 바 있다. 또 지난달 워터게이트 특종을 보도한 밥 우드워드 WP 대기자가 WP내 최대 규모 탐사보도팀을 구성, 트럼프의 삶 전반에 대해 수많은 기사를 준비 중”이라고 밝히면서 트럼프측을 자극했다. 당시 트럼프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WP는 베조스 소유 장난감일 뿐”이라며 아마존은 엄청난 탈세를 하고도 멀쩡하게 영업하고 있는데 베조스는 내가 당선될까 두려워하고 있다”며 악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에 베조스 CEO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를 위해 블루오리진 로켓(아마존 민간로켓) 좌석을 비워놓을 것”이라며 그를 우주로 보내버리겠다”고 조롱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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