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기업 아우디·폭스바겐 그룹의 배출가스 및 연비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최기식)는 독일 본사가 사태를 방조한 정황을 잡고 회사 임직원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은 최근 환경부 인증에 관여했던 아우디·폭스바겐 한국지사 직원들을 조사하면서 독일 본사에 배출가스 및 소음 등에 대한 자체 시험성적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지만 본사의 응답이 없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골프1.6 등 인기 차종의 수요는 몰리는데 독일 본사의 비협조로 정부 당국의 인증 절차가 늦어지자 회사 측이 기다리지 못하고 시험성적서를 조작해 판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검찰은 이날 인증담당 이사 윤 모씨를 소환해 △배출가스 시험성적서 조작 △연비 시험성적서 조작 △미인증 차량 수입·통관 △인증 차량 미판매 사유 등에 대해 조사했고, 독일 본사 개입 여부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조작된 시험성적서가 54건 더 발견됐다고도 밝혔다. 앞서 확인된 배출가스·소음 시험성적서 37건, 연비 시험성적서 48건을 더하면 모두 139건에 달한다. 아우디 A4·5·6·7·8 등 20개 차종에 대해 연비시험성적서 조작이 이뤄졌고, A8에 대해서는 배출가스 시험성적서가 조작됐다. 골프 등 4개 차종에 대해서는 소음시험성적서 4건이 조작됐다.
검찰은 아우디·폭스바겐 측이 환경부에 ‘자진신고하는 수법으로 미인증 차량 판매에 따른 거액의 과징금을 피한 사실도 확인했다.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차량에 탑재된 주요 부품을 바꿀 경우에도 환경부 인증이 필수적이다. 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는 배출가스와 직접 관련된 배기관 부품 등을 바꿨다가 2013년 환경부가 실태조사에 나서자 스스로 법규 위반 사실을 먼저 인정한다. 이에 환경부는 기존 인증 내용대로 판매된 8개 차종에 대한 과징금 10억4000만원을 부과했다.
검찰 관계자는 아우디·폭스바겐처럼 시험성적서를 조작하는 외제차 판매 업체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임원들을 계속 소환해서 혐의를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김세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