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대우조선 여신분류 `정상→요주의` 로
입력 2016-06-12 18:47  | 수정 2016-06-12 23:35
KEB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여신에 대한 건전성 등급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낮출 예정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함영주 KEB하나은행장과 이경섭 NH농협은행장은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자산건전성 분류를 요주의로 낮추는 것을 검토하라고 은행 실무진에 지시했다. 함 행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대우조선해양 여신 건전성에 대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이미 요주의로 낮췄는데 우리(KEB하나은행)도 조만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은행 기업개선부는 대우조선해양 자산 건전성을 검토해 요주의로 낮추는 것을 조만간 결정한다.
NH농협은행도 이 행장이 직접 자산건전성 재분류 검토 지시를 내렸다. 이 행장은 최근 통화에서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농협은행 등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정상 기업으로 분류하다 보니 부담 가는 면이 많다"며 "현시점에서는 충당금을 많이 쌓는 것이 좋다고 판단돼 실무진에 이런 내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대우조선해양의 자산건전성 분류를 낮추려는 표면적 이유는 충당금을 미리 쌓아 향후 충당금 폭탄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지난 4월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각 은행 익스포저는 KEB하나은행이 8267억원, 농협은행은 1조4183억원이다. 현재 여신액 대비 0.85% 이상(정상)을 충당금으로 쌓은 은행들은 7% 이상(요주의)으로 충당금을 더 적립해야 한다.
문제는 대우조선해양이 구조조정 국면에서 자구책 시행이 미뤄져 재무 상황이 악화돼 자율협약 체제로 가게 되면 은행은 충당금을 20%(고정) 이상 쌓아야 한다. 이미 국민은행(6326억원)과 신한은행(2847억원)은 대우조선해양의 등급을 요주의로 낮췄다.

결국 자산건전성 분류를 낮추는 은행의 속내는 대우조선해양의 전반적인 영업·재무 상황이 현재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데 있다. 8일 발표된 대우조선해양의 3조5000억원 추가 자구안에는 인력·설비·자회사 등 생산요소를 축소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부실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 조사와 홍기택 전 KDB산업은행 회장의 대우조선해양 지원 청와대 개입 폭로, 노조 파업 예고 등 회사가 정상화되기까지는 가시밭길이다.
대우조선해양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여전히 등급 조정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김효성 기자 /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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