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TV타임머신] OCN, ‘장르물의 진화’는 계속된다
입력 2016-06-11 12:02 
1분1초가 빠르게 지나가는 요즘, 본방사수를 외치며 방영일 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날은 점점 줄고 있습니다. 클릭 한 번만으로 지나간 방송을 다운 받고, 언제든 보고 싶은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시대입니다. 모든 것이 빨리 흘러가는 현재, 지난 작품들을 돌아보며 추억을 떠올리고 이를 몰랐던 세대에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유지훈 기자] 안방극장에는 색다른 변화가 필요했다. 다른 제목의 수많은 드라마가 하루에도 편성표를 꽉 채웠지만 자세히 살펴보지 않는 이상 개성을 찾아보긴 힘들었다. 남녀가 등장해 사랑을 나눴고 고부갈등, 재력가들의 싸움, 불륜 등이 긴장감을 조성하는 장치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렇게 비슷한 작품들이 정착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올 때 즈음, OCN이라는 케이블 방송국이 대안을 내놓았다.

OCN은 1999년 개국 당시 연간 3000편 이상의 영화를 방송하는 영화 전문채널이었다. ‘CSI ‘프리즌 브레이크와 같은 미국드라마를 주력으로 편성하면서 지상파 방송국과는 차별화되는 길을 걸었다.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자체제작 콘텐츠에 대한 고민을 끝없이 해왔고 2004년 봉만대감독과 TV용 영화 ‘동상이몽을 선보였다.

이어 ‘사랑은 맛있다 ‘애로배우살인사건 ‘천일야화와 같은 성인물을 자체 제작했다. 성인물이었기 때문에 ‘시청률을 의식한 자극적 콘텐츠를 만든다이라는 지적이 있었고 OCN은 방향을 수정했다. 2009년 ‘조선추리활극 정약용이라는 장르물을 시작으로 ‘장르물을 대표하는 방송국으로 자리 잡았다.

◇2010 ‘신의 퀴즈

‘신의 퀴즈는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메디컬 범죄 수사 장르의 드라마였다. 의문사, 희귀병과 관련된 사건들의 부검을 전담하는 한국대학병원 법의관 사무소 전문의들이 주인공이었다. 그들은 매회 의문사가 발생하면 법의관 사무소 전문의들은 ‘신이 내린 퀴즈라는 이 희귀병에 얽힌 비밀을 밝혀냈다.

지상파 드라마가 방송되지 않는 금요일 오후 10시에 편성해 틈새시장을 공략했고 이는 성공적이었다. 당시 2%라는 케이블방송국으로서는 다소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상파에서도 선보이지 못한 신선한 시도였고 ‘선정적인 드라마를 만든다는 꼬리표를 떼게 됐다.

이후 ‘신의 퀴즈는 시즌제로 운영되면서 OCN을 대표하는 드라마가 됐다. 2011년, 2012년, 2014년 새로운 시즌을 내놓으며 호응을 이끌었다. 현재도 다섯 번째 시즌에 대한 요청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주인공인 류덕환의 입대 때문에 제작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2011 ‘특수사건 전담반 TEN

OCN의 다음 선택은 전통 수사물이었다. ‘특수사건 전담반 TEN은 10%의 강력범죄에 맞선 특급 형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더 이상의 미제 사건은 없다는 모토로 완전범죄를 노리는 희대의 살인자들을 쫓는 수사팀의 두뇌싸움이 드라마의 가장 큰 재미요소였다.


‘자이언트 ‘파라다이스 목장 ‘가시나무 새를 통해 대세 배우가 된 주상욱, ‘즐거운 인생 ‘전우치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드러냈던 김상호, 조안과 같은 개성파 배우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고 드라마는 성공했다. ‘뱀파이어 검사와 함께 일본의 콘텐츠유통회사인 CCC에 TV방송권과 DVD 판권을 판매했다. 한국의 장르물을 해외에서 선보일 수 있는 물꼬를 튼 셈이었다.

◇2012 ‘히어로

‘히어로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파산한 대한민국의 가상 도시 무영시를 배경으로 한 히어로물이다. 양동근의 4년 6개월 만에 브라운관 복귀하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큰 화제가 됐다. 양동근은 무영시장 역을 맡은 손병호의 차남으로 등장, 부정부패가 만연한 무영시에서 부조리한 세력과 맞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히어로는 성공했다고 말하긴 어려운 작품이다. 첫회 1.8%의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이후 하락세가 이어졌고 0.8%로 종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첫 히어로 액션 드라마기에 의미는 크다. 마블의 히어로 영화가 스크린을 점령한 요즘, OCN은 이 드라마에서 얻은 실패를 자양분 삼아 걸출한 히어로 드라마를 선보이길 기대해 본다.

◇2013년 ‘바이러스

‘더 바이러스는 치명적 변종 바이러스의 위협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특수감염병 위기대책반의 활약을 담은 작품으로 치사율 100%의 감염사건을 조사하던 주인공이 뜻밖의 진실과 마주하면서 의문의 감염 뒤에 감춰진 악의 세력과 맞서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국내 드라마 최초로 시도되는 변종 바이러스라는 참신한 소재였다. 할리우드의 바이러스 재난물과는 다른 일상 공간에서 죽음이 번져가는 ‘한국형 바이러스물이라는 평을 받았다. 터프가이로 변신한 엄기준, 원더걸스 유빈의 연기 도전이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요소가 됐다.

◇2014년 ‘나쁜 녀석들

‘나쁜 녀석들은 등장하는 인물들의 매력을 극도로 끌어올려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단순무식한 깡패, 내면의 상처를 가진 살인청부업자, 존재에 대한 의문을 품은 싸이코패스, 윤리성이 결여된 형사 등 통통 튀는 개성을 가진 캐릭터는 마동석, 조동혁, 박해진, 김상중이라는 배우의 열연으로 시청자들을 압도했다.

‘더 나쁜 놈을 처단하는 나쁜 녀석들이라는 슬로건은 드라마에 고스란히 담겼다. 다양한 수사물로 호평을 받았던 OCN은 ‘캐릭터 쇼까지 가미했다. 지금도 많은 팬들이 후속작에 대한 요청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 이후 배우들의 몸값이 치솟아 시즌2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2015년 ‘실종느와르M

‘나쁜 녀석들의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실종느와르 M이었다. ‘실종느와르 M은 열살에 하버드를 입학하여 수학, 물리학, 철학 등 각종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15세에 NASA 연구원이 되었지만, 돌연 FBI 수사관의 길을 선택한 길수현(김강우 분)과 20년차 경력의 베테랑 형사 오대영(박희순 분)이 함께 실종 미제 사건을 풀어가는 수사극이다.

‘나쁜 녀석들처럼 두 형사의 캐릭터성이 가장 큰 재미요소였다. 치밀하게 두뇌싸움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길수현과 철저하게 동물적인 감각과 촉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오대영은 티격태격하다가도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줬다. 그동안 수사물을 만들며 쌓은 노하우가 곳곳에 묻어났고 지금까지 OCN이 만든 수사물 가운데 가장 완성도가 높은 작품으로 꼽히기도 한다.

◇2016년 ‘38 사기동대

웹툰 원작의 ‘닥터 프로스트, 수사물과 공포물을 혼합한 ‘처용, 느와르와 멜로가 합쳐진 ‘아름다운 나의 신부 등 OCN은 끝없이 새로운 시도를 해왔다. 그리고 2016년 새로운 작품 ‘38사 기동수사대 방송을 앞두고 있다.

‘38 사기동대의 편성시간은 금요일, 토요일 오후 11시로 전격 변경됐다. 최근 있었던 내부 시사 결과가 생각보다 뜨거웠던 것. OCN 오리지널 시리즈 특유의 영상미는 물론,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져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드라마는 세금 징수 공무원과 사기꾼이 합심하여, 편법으로 부를 축적하고 상습적으로 탈세를 저지르는 악덕 체납자들에게 세금을 징수하는 통쾌한 스토리를 다룬다. 서인국-마동석이라는 조합만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변두리 퀘스천]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