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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기엔 조금 늙지 않았나요?" 마에다가 생각하는 ROY
입력 2016-06-10 06:01 
마에다 겐타는 일본프로야구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다저스에 왔다. 어쨌든 메이저리그에서는 신인이다. 사진= 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LA다저스 신인 우완 선발 마에다 겐타(28)는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적응해가고 있다. 주위에서는 서서히 올해의 신인 얘기가 나오기 시작한다. 이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떨까.
지난 9일(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올해의 신인에 뽑히면 좋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엄청난 영광일 것"이라며 말문을 연 그는 "그렇지만, 다른 신인들에 비해 조금 늙지 않았나 생각해본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지금까지 그가 보인 모습은 충분히 자격이 있다. 내셔널리그 신인 투수 중 가장 많은 12경기에 선발 등판, 70이닝을 소화했다. 평균자책점 2.70으로 10경기 이상 선발 등판한 선수 중에는 뉴욕 메츠의 스티븐 매츠(2.69) 다음으로 좋다.
그럼에도 그가 신중한 모습을 보인 것은, 다른 신인들과 다르게 이미 일본프로야구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왔기 때문이다. 이는 그뿐만 아니라 한국이나 일본 프로야구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온 선수들이 겪는 딜레마다. 올해의 신인은 받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신인이라 불리기에는 나이도, 경력도 다른 선수들에 비해 많다. 신인이라는 표현은 자칫 자신이 거쳐 온 리그에 대한 모욕이 될 수도 있다. 자연스럽게 어정쩡한 위치에 처할 수밖에 없다.
마에다도 이런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그는 자신이 다른 신인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내가 신인이라고 느끼고 있다. 이곳에서 정말 많은 경험을 하고있다"고 말하면서도 "다른 젊은 선수들과 비교하면 조금 다르지 않겠는가"라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아시아 출신 선수들의 이런 어정쩡한 태도를 확실하게 정리해주는 것은 이 상의 투표권을 가진 현지 기자들이다. 이들은 지난 2001년 스즈키 이치로에게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신인상을 안긴 이후 단 한 번도 아시아 프로리그 출신 선수에게 이 상을 주지 않았다. 신인은 맞지만, 당신들은 다른 신인들과는 다른 특별한 경력이 있다는 것이 중론이라 할 수 있다.
다저스 포수 A.J. 엘리스도 이와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9일 경기에서 마에다와 호흡을 맞춘 그는 "마치 오랜 시간 이곳에 머물러 있었던 거 같은 자신감이 느껴진다. 젊은 신인 선수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라며 신인같지 않은 신인 동료 마에다에 대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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