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스라엘 성소수자 축제 20만명 집결…국회의원도 성소수자
입력 2016-06-05 18:05 
이스라엘 성소수자 축제/ 사진=연합뉴스

지난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야포 거리에서 성 소수자 축제 '게이 프라이드'(Gay Pride)가 열렸습니다.

이날 2.5㎞ 거리 퍼레이드에는 텔아비브 인구 절반에 달하는 20만 명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습니다.

참가자 대부분은 20∼30대였지만, 청소년이나 머리가 하얀 60∼70대도 쉽게 눈에 띄었습니다.

미국과 스웨덴, 이탈리아 등 외국에서 온 성 소수자들도 퍼레이드에 동참해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 동성애자 인구 25%…게이 천국 '텔아비브'

성 소수자 축제는 1993년부터 텔아비브 일반 시민 사이에 소규모로 진행됐습니다.

1997년부터는 시 재정 지원 아래 대표 축제로 떠올랐습니다. 올해 텔아비브 시는 동성애 축제에 100만 달러(약 11억8천만 원)를 지원했습니다.

텔아비브는 전 세계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성 소수자 축제 예산 전액을 지원하는 유일한 시이기도 합니다.

텔아비브 시에 따르면 이스라엘 전체 인구 840만 명 가운데 동성애 등 성 소수자 비율은 약 10%입니다.

인구 43만 명의 텔아비브에서 이 수치는 25%대로 올라갑니다.

론 훌다이(71) 텔아비브 시장은 이날 축제 참가자들을 "친구"라고 부르며 "행진을 이스라엘 밖 중동, 지구촌으로 넓혀나가자"고 말했습니다.

◇ 성 소수자 국회의원도 알고 보면 '평범'

아미르 오하나(40) 리쿠드당 의원은 동성애자로서 11년째 파트너와 사실혼 관계를 유지 중입니다. 대리모가 낳아준 두 자녀를 기르고 있습니다.

오하나 의원은 지난해 말 이스라엘 국회(크네세트) 구성원이 될 때부터 남다른 이력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가 속한 리쿠드당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보수 성향의 집권당입니다. 그는 팔레스타인 충돌 등 민감한 사안에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습니다.

그는 "당에서는 진보로 분류된다"며 "보수와 동성애를 연관 짓기가 부자연스럽다는 것을 안다"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동성애는 진보나 보수를 떠난 인권 문제"라며 "서안 예리코를 통해 망명 온 요르단 무슬림 등 중동 지역 동성애자 보호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는 "못마땅해 하는 의원들이 있다"면서도 "네타냐후 총리가 최근 성 소수자들에게 직접 인사를 전하는 등 태도가 바뀌었다"고 옹호했습니다.

그는 인생에서 남은 과제 중 유대교 랍비가 인정하는 결혼식을 손에 꼽았습니다.

그는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 캐나다 등 해외 결혼을 유효로 여긴다. 그래도 내 나라 법에 따라 랍비 주례로 결혼식을 치르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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