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톈안먼사건 27주년…중국 침묵, 홍콩·대만 추모열기
입력 2016-06-04 19:10 
톈안먼 광장 / 사진=연합뉴스

4일은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꼭 27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중국은 그러나 올해 톈안먼 사건 기념일 역시 깊은 침묵으로 흘려보냈습니다.

사건의 '진원지'인 베이징(北京) 중심부의 톈안먼광장과 주변은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선글라스를 쓴 무장경찰들이 총기를 들고 광장 주변을 경계하는 모습도 목격됐습니다.


중화권 언론들에 따르면, 일반시민들로 구성된 '6·4(톈안먼사건) 보안순찰대'를 편성해 광장 감시임무에 투입하기도 했습니다.

중국당국은 톈안먼 사건에 대한 보도통제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포털사이트인 바이두(百度) 등에서는 '톈안먼 사건' 관련 최근 기사를 단 한 것도 찾을 수 없습니다.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에서는 '톈안먼 사건'이 아예 검색 금지어로 지정됐습니다.

검색창에 '톈안먼 사건'을 입력하면 '관련 법률·법규와 정책에 따라 검색결과를 보여줄 수 없다'는 문구가 뜹니다.

그러나 당국의 이 같은 '원천봉쇄'식 경계에도 일부 인권운동가들이 톈안먼 광장 부근에서 공개적인 추모 활동을 벌였습니다.

이런 억압적 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홍콩, 대만 등지에서는 톈안먼사건 희생자를 추모하는 대규모 행사가 열립니다.

톈안먼 사태 이듬해인 1990년부터 매년 6월 4일 희생자 추모 집회가 열린 홍콩에서는 올해도 저녁 8시(현지시간) 빅토리아 공원에서 추모 집회가 개최됩니다.

집회 주최 단체인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는 올해 참가 인원이 1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대만에서는 3일 처음으로 입법원(국회)에서 추모행사가 진행됐습니다.

추모행사에 참가한 민진당과 국민당 입법위원(국회의원)들은 1분간 묵념을 하고서 향후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교류 때 중국에 톈안먼 사태 재평가를 요구하라고 요청하는 청원서에 서명했습니다.

대만의 전·현직 총통도 중국에 피해자들을 포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신임 총통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안'(對岸·대만해협 맞은 편)의 집권당만이 중국 국민의 과거 상처를 없앨 수 있다"며 "톈안먼 사태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이 영원히 말하지 못할 일로 만들지 마라"고 촉구했다고 대만중앙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또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국민이 중국을 전진시킬 수 있다"며 중국에 이들을 소중하게 대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마크 토너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중국 정부는 시민들이 평화적인 기념식을 여는 것을 허용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중국의 행동을 인권침해라고 비판했습니다.

톈안먼 사건은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던 중국 대학생과 시민이 인민해방군에 의해 유혈 진압된 사건입니다.

서방에서 공부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은 사태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하는 등 진상 규명과 재평가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톈안먼사건은 중국 내에서 여전히 대중이 자유롭게 입에 올리지 못할 금기어로 첫 손에 꼽히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오랫동안 이 사건을 '동난', '폭란' 등으로 지칭해오다 근년 들어서는 '정치적 풍파'라는 다소 순화된 듯한 표현을 사용합니다.

[MBN 뉴스센터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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