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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view] ‘우리들’, 상처를 숨기기 위해 상처를 준 당신에게
입력 2016-06-04 11:12  | 수정 2016-06-05 11:39
누구나 한 번쯤은 유년기를 떠올릴 수밖에


[MBN스타 최윤나 기자] 방학이 시작되기 바로 전 날, 우연히 교실에서 마주친 두 여학생은 친구가 된다. 방학기간 동안 서로를 알아가고, 가까워지고, 각자가 비밀로 숨기고 싶어 했던 부분까지도 털어놓는 진짜 친구로 발전하게 된다. 하지만 방학이 끝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갈 시기가 됐을 때, 두 친구는 서로를 외면한다.

‘우리들은 방학식날 학교에 전학을 오게 된 지아(설혜인 분)과 선(최수인 분)의 만남으로 시작한다. 피구 경기를 할 때 친구들에게 가장 나중에 호명돼 뽑히는 선이는, 항상 홀로 지낸다. 가난한 집, 다른 친구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했던 선이는 지아와 만나면서 ‘친구라는 존재를 알게 된다. 선이가 학교에서 어떤 아이인지 알 수 없던 전학생 지아는 어떤 선입견도 없이 친구로 발전하기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두 친구는 매일을 함께할 정도로 친한 친구가 된다. 부모님이 이혼해 할머니와 살고 있는 지아, 그리고 매일 술을 달고 사는 아버지와 가난한 집안에서 살고 있는 선이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비밀을 꺼내놓는다. 비밀은 그들을 더욱 돈독하게 해주는 기폭제 같은 역할로 작용해 두 사람의 우정에 끈끈함을 더해준다.

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개학이 다다르던 어느 날, 지아는 할머니의 권유로 학원에 다니게 된다. 선이와 지아의 세계는 학원이라는 또 다른 세계를 만나면서, 지아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선이의 과거를 알게끔 해준다. 개학식 날, 선이는 반가운 마음에 지아에게 손인사를 건네지만 외면당한다. 결국 꿈같았던 여름방학동안 쌓아온 두 사람의 우정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순간이다.



이후 지아는 선이를 외면하고, 선이는 그런 지아를 이해하지 못한 채 그 이유를 묻는다. 너 왕따라며”라는 한 마디로 선이는 지아가 그간 자신에게 왜 그리 차가웠는지 깨닫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사이였기 때문에, 결국 기폭제로 작용했던 ‘비밀을 폭탄처럼 터트린다. 혼자가 되지 않고 교실에서 살아남기 위한, 서로 상처만 남긴 채 끝날 수밖에 없는 폭로전이 시작된 것이다.

‘우리들은 지아와 선이의 우정을 통해 관객에게 한 가지 주제만을 전달하진 않는다. 누구나 어렸을 적 겪어봤던, 혹은 지켜봤던 순간에 대해 다시금 회상하게 만든다. 극중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상처를 안고 있고, 그 상처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다른 사람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지만 그것이 결코 추악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그런 순수함이 ‘우리들이 가진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연기를 선보인 어린 배우들의 연기들이 돋보인다. 어색하지 않으면서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사실적인 감정들이 그런 느낌을 선사한다. 또한 영화를 보는 내내 밋밋한 느낌을 주는 것이 아니라, 곳곳에 웃음을 자아낼만한 요소를 배치했다는 것도 ‘우리들이 좋은 영화라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오는 16일 개봉.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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