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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가요진단] I.O.I, ‘따로 또 같이’가 어려운 ‘소녀들의 아이러니’
입력 2016-06-04 11:12 
[MBN스타 유지훈 기자] 아이돌에게 유닛-솔로 활동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깝다. 무조건적으로 팀으로 활동하는 것보다 효율적이고 몇몇 멤버들에게는 인지도를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하지만 대세 걸 그룹 아이오아이(I.O.I)에게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지난 3일 오전 한 매체는 아이오아이의 멤버이자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김세정이 솔로로 데뷔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김세정은 7월 첫째 주라는 데뷔 시기, 이로 인한 스케줄 조율 등 디테일한 일정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때문에 팬들은 신빙성 높은 보도라고 생각하며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솔로 활동은 김세정에게 좋지 못하다 ‘이미지 소모가 심하다와 같은 댓글이 주를 이뤘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소속사가 멤버들의 인기를 이용해 과도한 이득을 취하려 한다는 반응이었다. 그리고 소속사는 몇 시간 후 사실 무근이다. 아이오아이 활동에 주력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사진=MBN스타 DB
앞서 아이오아이의 멤버인 정채연은 소속사 MBK엔터테인먼트의 걸 그룹인 다이아로, 플레디스의 임나영-주결경은 플레디스 걸즈 콘서트로 개별 활동에 들어가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 소식이 보도됐을 당시에도 팬들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아이오아이로 인지도를 쌓은 연습생을 소속사의 걸 그룹에 합류시켜 이득을 취하려는 소속사의 태도에 대한 불만이었다.

아이오아이는 Mnet 예능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 출연한 101명의 연습생 가운데 시청자가 뽑은 11명의 연습생으로 구성된 걸 그룹이다. 시청자들의 권한으로 뽑힌 만큼 완전체로 활동하는 모습을 모두 꿈꿨을 것이다. 데뷔한지 2개월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별 활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분명 팬들의 기대를 져버리는 일이었다. 또한 멤버들이 단체 활동을 끝내자마자 소속사의 일원으로 무대에 서는 것은 과도하게 스케줄을 잡는 것처럼 보여질 수도 있다.

소속사의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해볼 수 있다. 아이오아이는 결국 시간이 지나면 해체하게 된다. 한창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지금, 솔로로 활동할 게 아니라면 미리 팀을 꾸려 데뷔한다면 미리 팬덤을 구축한다는 관점으로는 좋은 전략이다. 하지만 팬들은 1년이라는 한정된 기간 동안 오롯이 완전체 활동에 중점을 두길 바란다. 직접 뽑은 11명이기에, 소속사가 이윤을 어느정도 챙기는 일이기 때문에 그들의 주장에는 힘이 실려있다.

유닛-솔로 활동은 아이돌에게 선택을 넘어 필수적인 홍보 수단이다. 하지만 아이오아이의 경우 ‘소속사의 실속 채우기라는 의혹이 뒤따른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걸 그룹의 아이러니인 셈이다. 한 차례의 완전체 활동을 끝낼 아이오아이 멤버들의 선택은 무엇일까.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들의 행보에는 팬들의 따가운 눈총이 자리 잡고 있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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