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영화 연극계에서 주목받은 배우 박소담이 때아닌 드라마 캐스팅 논란에 휩싸였다. 두 작품에 연거푸 등장해 '겹치기 출연'이라는 지적이다. 대세 여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한 제작사와 드라마 편성을 조율하던 방송사 사이에서 박소담의 입장만 난처해진 것이다.
tvN 새 금토드라마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신네기)' 제작진은 첫 방송 일자를 오는 8월 5일로 확정했다. KBS 측도 박소담이 KBS 새 월화드라마 '뷰티풀 마인드' 출연을 확정한 뒤 첫 방송일을 6월 20일로 정했다. 박소담은 지난 3일 '뷰티풀 마인드' 대본 리딩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완전 사전 제작인 '신네기'에 참여했던 박소담은 '뷰티풀 마인드' 캐스팅 제의를 받고 고민을 거듭했다. 상반기 편성 예정이었던 '신네기'의 편성 시기가 늦춰졌고, 겹치기 출연을 우려해 '뷰티풀 마인드' 출연을 쉽사리 확정 짓지 못했다.
박소담은 '신네기'와 '뷰티풀 마인드'에서 여자 주인공으로 나선다. 이번 논란이 불거진 것은 두 작품의 방송 시기와 편성 시간이라기보다는 한 배우가 연이어 드라마 주연으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16~20부작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그만큼 비중이 높고, 작품의 성패를 결정한다.
'작품을 위해 도의적으로 겹치기 출연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에 박소담 측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신네기'가 계획보다 편성이 밀려 배우의 입장과 상관없이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박소담 측은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에 분쟁 조정까지 신청할 만큼 난색을 보였다.
한국 드라마계에서 사전 제작이 익숙하지 않은 것도 박소담의 캐스팅이 꼬여버린 원인이 됐다. 제작사가 작품 대부분의 분량을 만들고 방송사와 편성 협의를 거치는 사전 제작 드라마와 2, 3주 앞서 만들기 시작하는 기존 드라마의 제작진은 캐스팅 작업이 순탄치 않다.
한 방송사 드라마국 PD는 "사전 제작 드라마가 제작되는 최근 상황에서 주연 배우들을 캐스팅하기 쉽지 않다. '겹치기 출연' 논란을 피해 편성이 확정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아 다른 배우를 찾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조연급 배우들이 같은 시기에 여러 작품에 등장하는 것과 달리 주연 배우는 연이어 작품에 등장하는 것을 꺼린다. 주연 배우는 극과 시청자의 몰입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이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 '주연 배우가 누구냐'에 따라 작품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기에 주연 배우의 캐스팅 과정은 까다롭고 조심스럽다.
박소담은 결국 '신네기'와 '뷰티풀 마인드' 작업에 참여했다. 두 작품이 박소담에게 거는 기대가 크기에 배우를 잘라서 나눠 가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솔로몬의 지혜'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주연 배우는 드라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제작사와 방송사 사이에서 애꿎은 박소담만 난처하게 됐다. 장르가 다른 청춘 로맨스 '신네기'와 메디컬 드라마 '뷰티풀 마인드'에서 활약을 해야 하고, 다른 연기로 캐릭터를 그려내야 한다. 두 작품의 명운을 박소담이 짊어지는 듯한 모양새가 됐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드라마 제작사와 방송사는 주먹구구식 계획과 편성이 아닌 더 촘촘한 구성을 통해 작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배우들이 이 과정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되지 않아야 드라마도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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