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달라진 한은…‘영원한 맞수’ 기재부 전직 수장의 苦言 듣기
입력 2016-06-03 14:46 

한국은행이 3일 ‘영원한 맞수 기획재정부의 전직 수장을 초청해 쓴소리를 들었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조찬포럼에 참석해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공짜 점심은 없다(Freedom is not free, No free lunch)를 주제로 이주열 총재 등 한은 임직원 100여명 대상으로 2시간 가까이 강연을 펼쳤다. 기획재정부 등 전직 재무부 장관이 한은에서 강연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윤 전 장관은 한국은행이 전통적인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원칙에만 머무르지 말고 고용과 성장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인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기업 구조조정 국면에서 제기된 ‘한은 역할론을 두고 그는 원칙의 고수와 상황의 수용”이라고 표현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세계적으로 중앙은행이 고용·성장부문까지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자세로 나오는 것을 한은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중앙은행이 지켜야할 원칙을 파괴하란 것은 아니다”면서 (정부가)절대적으로 (한은의) 역할과 자존심을 존중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 전 장관은 재임시절 부동산 경기 인식을 둘러싸고 이성태 전 한은 총재와 대립각을 세운바 있으며 퇴임 후에도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상당한 거부감을 느낀다”며 한은이 경제정책에 있어 정부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한은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윤 전 장관은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정부의 구조조정 진행과정도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타깃팅도 중요하지만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한 전략·전술이 중요한데 이번 구조조정은 타깃팅도 불분명하고 전략전술도 틀렸다”며 (각 산업) 주무부처가 종합적인 밑그림을 그리고 경제부총리가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하는데 엉뚱하게 금융위원장만 뒤집어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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