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기도, 990억 들인 영어마을 12년 만에 문 닫는다
입력 2016-06-01 15:32  | 수정 2016-06-02 15:38

경기도가 990억원을 투입해 지난 2006년 4월 개원한 영어마을이 개원 12년 만에 누적된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는다.
경기도는 지난달 28일 교육부·경기도의회·한국과학창의재단·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와 ‘미래교육 공동협력 업무협약에 서명한 뒤 파주 영어마을을 창의적인 인재양성 기관으로 탈바꿈 한다고 밝혔다. 파주 마을은 당분간 현재의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향후에도 일부 영어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지만 영어 전문 교육기관 기능은 상실하게 됐다.
파주 영어마을의 기능전환 배경에 대해 남경필 경기지사는 교육혁신의 필요성이 국가적 화두로 등장한 지금 경기도가 미래형 교육을 선도하는 교육 기반을 앞서 조성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지만 주된 이유로는 누적된 적자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경기영어마을은 2002년 당시 신한국당 소속이던 손학규 경기지사의 대표적인 공약으로 만들어졌다. 온라인 캠프에서 부터 시작된 영어마을은 2004년 85억여원을 들여 캠프형 안산영어마을을 시작으로 개관했다. 영어마을의 인기가 날로 높아져 예약을 못받는 상황에 이르자 2006년 4월 990억여원을 들여 27만8000여㎡ 규모의 파주영어마을을 추가로 개관했다. 뒤이어 2008년 4월 676억여원을 들여 양평영어마을의 문을 열었다.

계속될 것 같았던 영어마을의 인기는 10년이 지나자 시들해졌다. 지난해 영어마을의 하루 평균 방문 인원은 파주캠프 610명, 양평캠프 52명 뿐이었다. 방문객 감소는 매출액 감소로 이어졌다. 2012년 경기영어마을 안산캠프가 개원한 지 8년 만에 개원 첫해 118억원의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았다. 2008년 문을 열면서 에스디에이(SDA)삼육학원에 위탁된 양평영어마을은 위탁기간 종료일인 12월2일 이후 운명이 결정된다.
경기도 관계자는 파주 영어마을이 들어선 이후 전국 곳곳에 영어마을과 사설 영어학원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영어를 배우기 위한 조기 유학 붐이 일면서 이용객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해외 여행이 늘어나면서 영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것도 이용객 감소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윤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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