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황아 저리가’ 이색 협력식품 출시에 뜨거운 반응
입력 2016-06-01 15:19 
동원 참치 라면

올들어 유통·식품업계에 ‘적과의 동침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업계 내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서로 다른 회사가 힘을 합쳐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컬래버레이션(협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 각 사의 주요 제품의 특징을 하나로 합쳐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이종간 컬래버는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표적인 컬래버레이션 예는 지난 3월 말 시장에 처음 등장한 ‘동원참치라면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참치계의 스테디셀러인 ‘동원참치와 ‘팔도 컵라면을 하나로 합쳐 제품을 만들었다. 제품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출시 첫날부터 편의점 내에서 농심 신라면을 누르고 라면 카테고리 1위를 할 만큼 크게 인기를 모았다. 세븐일레븐은 이 외에도 빙그레의 인기 빙과인 더위사냥과 비비빅을 응용한 우유 ‘비비빅 라떼, ‘더위사냥 라떼와 롯데푸드의 빠삐코 맛이나는 우유인 ‘빠삐코 라떼를 만들기도 했다. 빠삐코 라떼의 경우 제조사는 롯데푸드, 우유 공급은 한국 야쿠르트의 자회사인 비락이 맡았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컬래버레이션을 제안할 때 대형 제조사들의 경우 제품 이미지 훼손 등의 문제가 발생할까 처음에는 우려하기도 하지만, 기존 브랜드명을 그대로 유지 한 새로운 형태의 상품을 선보이면서 보다 손쉽게 영역확대가 가능하다는 점을 깨닫고 적극 협조를 해 줬다”고 설명했다.
불황에 오랜 제품 개발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빠르게 트렌드에 맞춰 신제품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점도 컬래버레이션의 장점이다. 특히 두 회사가 결합해 신제품을 만들 경우에는 기존 제품명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초기 시장 안착이 수월하다.

이런 점을 간파한 제조업체들도 컬래버레이션에 나섰다. 최근 파스퇴르는 프리미엄 벨기에 초콜렛 브랜드 길리안과 협업해 초코음료 ‘길리안 초콜릿 밀크를 만들었다. 파스퇴르 관계자는 디저트 시장이 커지면서 프리미엄 초콜릿 우유 제품으로 영역확대를 고민하던 중 초콜릿 브랜드 길리안과 접촉해 제품 개발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처음 달콤한 디저트 시장 진출을 결정하고 새 브랜드를 만드는 대신 잘 알려진 프리미엄 브랜드와 협업을 하자는 내부 방침이 정해지면서 적절한 기업을 물색했다. 파스퇴르 측은 특히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들은 기업 가치가 손상될 수 있다는 우려때문에 번번히 퇴짜를 맞았지만, 초콜릿 우유 시장에서도 가장 프리미엄 제품을 개발해내겠다고 설득해 결국 3년만에 제품을 내 놓게 됐다”고 회상했다.
커피기업 쟈뎅은 크라운제과와 협업해 커피음료 ‘카페리얼 초코하임라떼를 만들었다. 얼음컵에 담아먹을 수 있게 만든 팩커피에 1991년 출시돼 오랫동안 인기를 모으고 있는 과자 ‘초코하임의 디자인을 그대로 입혔다. 강한 헤이즐넛맛과 초콜렛 맛이 특징인 초코하임라떼를 브랜드명과 디자인 등에 차용하면서 신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보다 쉽게 제품의 특징을 설명해 효과를 봤다. 이밖에도 매일유업은 켈로그와 ‘매일바이오&켈로그 그래놀라라는 제품을 출시했다. 플레인 요거트 1등 브랜드인 매일바이오와 시리얼 카테고리의 대표 브랜드인 켈로그의 결합이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보다는 이미 기존의 제품들을 연결해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융합이 거대한 메가트렌드 중 하나이며 유통업계에서도 제품·맛의 확장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신선함을 주는 형식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불황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크다보니 새로운 시도는 부담이 크고 투자에도 어려움이 있어 기존의 성공사례를 신제품에 접목해 부담을 줄이고 성공 확률을 높이는 시도가 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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