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與野 구의역 사고현장 방문…시민들은 "보여주기식 정치 아니냐" 비판
입력 2016-05-31 20:02 
구의역 사고현장 방문/사진=연합뉴스
與野 구의역 사고현장 방문…시민들은 "보여주기식 정치 아니냐" 비판



여야 지도부는 31일 지하철 스크린도어(안전문) 정비용역업체 직원 사망 사고가 발생한 지하철 2호선 구의역을 일제히 방문했습니다.

3당 지도부 모두 서울메트로의 안전관리 소홀을 질책하면서 책임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약속했지만, 서울메트로 상위기관인 서울시에 대한 비판에선 정당별로 미묘한 온도차를 드러냈습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정책위 산하 청년특위 위원장 김성원 의원과 함께 이날 오후 구의역에 도착, 사고현장에서 헌화하고 희생자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정 원내대표는 "이윤보다 안전이, 돈보다 생명이 우선입니다"라고 쓴 포스트잇을 추모게시판에 직접 붙이며 추모행렬에 동참한 뒤 "사람의 목숨이 달린 문제인데 안전관리를 소홀히 하는 책임은 어디에 있느냐"며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를 질타했습니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이 앞서 이날 오전 현장을 찾아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시스템 정비를 약속한 데 대해 "그 말씀은 작년 강남역 사고 때 나온 말과 똑같은 게 아니냐"고 비판했습니다.

또 "사법당국에서도 조사하겠지만 사회적 파장이 큰 사고이기 때문에 국회 차원에서도 진상규명을 해서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지도부도 이날 사고현장을 찾았습니다.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을지로위원회와 함께 현장을 방문해 서울메트로로부터 사고현황 및 2인1조 근무 의무화 등 대책을 보고받았습니다.

김 대표는 메트로에 "사고가 난 다음에 사후약방문으로 대책을 항상 해왔다"면서 "경비 절감이란 측면만 고려하다 보니 인명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또 "시스템을 바꿔야지 사람이 가서 (열차가 오는지) 지켜보고 있을 것 같으면 안전하다고 볼 수 있겠느냐"고도 따졌습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이날 사고현장에서 메트로로부터 보고를 받고 "정치권도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에 대해 납득이 안 간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세월호 후 안전문제가 전국적으로 대두했을 때 서울시만은 이러하지 않을 거란 믿음이 있었는데 배신감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서울시를 비판, 더민주 지도부가 서울시의 책임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과 대비를 이뤘습니다.

한편, 이날 정치권 인사들이 사고 후 대거 사고현장으로 몰려들자 일부 시민들은 "보여주기식 정치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고, 일부 의원은 서울지하철 운영체계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채 메트로에 질문을 던져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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