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프리카의 피노체트` 차드 전 독재자에 종신형 선고
입력 2016-05-31 15:38 
차드 독재자 이센 아브르

아프리카 차드의 독재자 이센 아브르(사진)가 인도주의적 범죄와 전쟁 범죄, 고문 및 성 노예 가해 등의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세네갈의 아프리카특별재판정(EAC)은 30일(현지시간) 11개월에 걸쳐 진행된 아브르에 대한 재판에서 8년간 4만여명을 고문·살해한 혐의를 인정해 이같이 판결했다.
그베르다오 구스타베 캄 판사는 1982~1990년 아브르 집권 8년 동안 조직적인 대규모 고문이 그의 통치방법의 일환”이라며 대량 학살과 납치에 대해 조금의 반성이나 후회도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불법적 감금과 억압, 성 노예 등을 포함한 조직적인 반인도적 범죄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브르가 조직을 동원해 정적들을 추적하고, 강간과 고문을 가하고 처형 명령을 내렸다고 결론지었다.
그동안 아프리카 독재자들은 주로 유엔국제사법재판소(ICJ), 국제형사재판소(ICC) 등 국제법원에서만 재판을 받아왔다. 따라서 CAE에서 열린 아브르의 재판은 역사적인 선례를 세우게 됐다. 특히 이 재판은 당사국이 아닌 나라(세네갈)의 법정이 외국(차드)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외국인에 의해 저질러진 범죄를 처벌할 수 있다는 보편적 재판관할권이 아프리카에서 시행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또 제3국 법정이 다른 나라의 전직 대통령을 인권범죄로 처벌하기 위해 열리는 점에서도 처음이다.
아브르는 17년의 통치기간 중 4만여명을 살해한 칠레의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에 빗대 ‘아프리카의 피노체트라 불린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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