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유한양행, ‘R&D 스크루지’ 이미지 벗을까
입력 2016-05-30 14:54 

올해 1분기 제약업계 매출 1위를 차지한 유한양행이 그동안 R&D(연구개발) 투자에 인색했던 이미지를 벗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 1분기 매출 2764억원을 기록하며 녹십자, 한미약품 등을 제치고 수위를 차지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4년은 물론 2015년에도 4분기 한미약품의 ‘잭팟(기술수출)이 반영되기 전까지 3분기 동안 꾸준히 매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비해 유한양행의 R&D 투자 비중(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용)은 줄곧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작년 R&D 비중을 살펴보면 유한양행은 매출 1조1287억원에 연구개발비 726억원을 기록, R&D 투자 비중 6.4%로 한미약품(14.2%), 종근당(15.4%), 대웅제약(12.3%) 등에 크게 못 미쳤다
다만 유한양행은 이번 1분기 R&D 투자 비중 7%(연구개발비 195억원)를 돌파하며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제약업계 R&D 평균 비중(6.9%)과 비슷한 수준이다. R&D비중이 이전보다 증가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매출 1위 제약업계라는 위상을 감안하면 여전히 부족하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 올해 연구개발를 최소 1000억원으로 잡아놓고 있어 1분기 투자비가 오히려 부진했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목표치인 1000억원을 투자할 경우 유한양행의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726억원보다 무려 37.7% 증가하게 된다. 지난 5년 동안 유한양행의 연구개발비 증가는 연평균 12%에 그친 바 있다. 유한양행의 올해 매출 목표가 1조2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R&D 투자 비중은 8.3%에 이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한미약품의 신약성과가 제약업계 전반에 신선한 자극을 준데다 작년 2월 이정희 사장이 취임하면서 유한양행의 R&D 강화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사장 취임 이후 유한양행은 기존의 연구조직을 글로벌 신약센터, 제품화센터 및 임상개발실로 확대 개편해 현재 14개 연구팀, 230명의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신약 파이프라인은 2배로 증가해 올해 대사질환 3개, 면역·염증질환 8개, 항암제분야 8개 등 총 20여개의 신약 연구과제를 수행할 계획이며, 오는 2018년까지 혁신 신약 3개 이상을 기술 수출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정승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임 CEO는 유한양행의 외형성장을 목표로 도입품목과 영업력 강화에 힘쓴 반면, 신임 CEO는 R&D 강화를 통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기업가치를 증대시키는데 보다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구자용 동부증권 연구원은 R&D 투자증가로 인한 일시적 영업이익률 하락은 오히려 긍정적”이라며 늘어나는 R&D 비용은 자체 개발한 복합제 개량신약(아토르바, 로수바미브, 듀오웰 등) 수익으로 점차 상쇄 될 것이며, 3분기 임상이 완료되는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개발이 기술이전으로 이어진다면 양적·질적으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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